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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우크라 침공, 미친짓" 러軍 내부고발 병사, 신변위협에 프랑스로 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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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軍, 교도소 수감자 혹은 훈련받지 않은 사람들도 정예부대에 배치해

뉴스1

러시아군 내부고발을 한 파벨 필라티예프(Pavel Filatiev·34) ⓒ AFP=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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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우리에게는 타국을 공격할 도덕적 권리가 없었다. 그것이 가까운 나라라면 더욱 더.” 러시아군 내부고발을 한 파벨 필라티예프(Pavel Filatiev·34)의 말이다.

러시아군 정예부대인 공수부대 소속인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러시아군의 내부 사정을 폭로한 뒤 신변의 위협을 느껴 8월 말 프랑스에 망명했다.

7일(현지시간) 더 워싱턴포스트는 필라티예프가 왜 조국을 영원히 등지기로 했는지에 대해 보도했다. 그는 러시아군 지도자가 순수한 무능과 부패로 자국 군대를 깎아내렸다고 비난했다.

필라티예프는 러시아군이 사망하거나 다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싸울 의지가 없는 군인들을 대체할 수 없어 날이 갈수록 군 기강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망명을 도운 인권단체 굴라구에 의하면 러시아 정부는 교도소 수감자들까지 모집하고 있다.

필라티예프는 러시아군은 군에 복무하기 위해 적합한 기준을 모두 철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55세 남성이 소파에 누워 맥주를 마시면서 선전용 TV 영상을 보는데 여념이 없다고 치자”며 “러시아군은 이런 사람들마저 데리고 와 정예부대인 우리 공수부대에 배치했다”고 한탄했다.

필라티예프는 “아무도 우크라이나에 가고 싶어하지 않았다”라며 “아쉬운 건 입밖으로 꺼내는 사람이 내가 처음이라는 사실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필라티예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위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 순간부터 뭔가 잘 못 됐음을 느꼈다.

그는 자신과 옆에 있던 다른 병사들 모두 헤드라이트를 끈 채 트럭에 탑승하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 그들이 ‘침략군’에 속하게 될 것을 전혀 몰랐다고 했다.

알아챘을 때는 이미 늦었다. 몇 주간 이어진 전투에 필라티예프는 4월 중순 부상을 입고 대피했고 이로 인해 한쪽 눈을 거의 잃을 뻔 했다. 허리와 다리에 퍼지는 극심한 고통은 일상이었다.

당시 필라티예프는 전장에서 마지막 몇 주를 보낸 뒤 다음 포격에서도 살아남는다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전쟁의 참상과 진실에 대해 말하리라 다짐했다고 한다.

그는 침공 전날인 2월23일 그의 부대가 탄약과 서류들을 받았는데 “누구를 상대로, 왜, 어떻게, 무엇을 위해 전면전을 치러야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가 적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완전히 쓰레기이고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 손실에 대한 마지막 공식 업데이트는 3월25일에 이뤄졌다. 관리들은 1351명이 사망하고 3825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벤 윌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4일 러시아군 사망자가 2만5000명을 넘어섰으며 부상자, 포로로 잡힌 자, 탈영병 등 전체 사망자 수가 8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필라티예프의 기록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텔레그램과 주변에서 전해지고 있는 침략에 대한 설명은 러시아 병사의 가족들이 상세히 기록한 것과 일치한다.

필라티예프는 8월 초 러시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VK에 ‘Zov’를 올렸다. 이는 러시아어로 적절한 조치를 요하는 ‘부름’을 의미한다. 이에 인권단체인 굴라구(Gualgu)는 몇 주 후 그가 프랑스로 떠날 수 있도록 도왔다.

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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