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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푸틴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국의 균형적 입장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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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중러 정상 첫 대면
한국일보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국제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시 주석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만난다. 사마르칸트=신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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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 양국 간 외교 현안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중국의 중립적 입장을 이해한다"는 식의 발언을 내놓아 양국 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내밀한 대화가 오갔음을 시사했다.

두 정상 간 회담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 차 마련됐다. 2001년 창설된 경제·안보협의체인 SCO는 중러는 물론 인도·파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키스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 등 대체로 미국과 거리를 두고 있는 중앙아시아 국가들로 구성됐다.

푸틴 대통령은 언론에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국의 균형 잡힌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 문제에 대한 중국의 의문과 관심을 이해한다. 상세한 우리 입장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그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러시아의 안보적 우려를 이해한다"면서도 러시아에 군사·경제적 지원과는 선을 그으며 다소 모호한 태도를 취해왔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중국의 이같은 노선을 일단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푸틴 대통령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굳게 고수한다"며 "대만 문제와 관련한 미국과 그 위성 국가들의 도발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달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행을 비롯해 그 뒤로도 이어진 유럽 등 서방 측 정치인들의 의원들의 대만 방문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강대국들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노력하고, 혼돈스러운 세계에 안정과 긍정적 에너지를 주입하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중러 간 전략적 연대를 강조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시 주석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다. 러시아와 대미 공동 전선을 강화하고 있는 시 주석도 일단 러시아를 지지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유럽이 중국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개입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는 만큼 원론적 수준의 지지에 그쳤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당시 푸틴 대통령의 방중으로 이뤄진 중러 정상회담 이후 7개월 만이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로는 처음이다. 두 정상은 지난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을 당시 공동성명을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확장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반면 타스통신은 "이번 정상회담 뒤 두 정상 간 공동성명은 따로 발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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