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기고…"우크라, 더 전폭적인 지원 받아야"
우크라이나 부차 방문한 반기문 전 유엔 총장 |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반기문 전 유엔 총장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중립을 지키는 것은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옹호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21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기고한 글에서 지난달 우크라이나 부차와 이르핀에서 "러시아군이 자행한 잔혹 행위의 직접적인 증거를 목격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2007∼2016년 유엔을 이끌었던 반 전 총장은 지난달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설립한 국제 원로그룹 '디 엘더스' 일원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반 전 총장은 "우크라이나가 더 전폭적인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공동의 도전 과제에 맞서 국가 간 건설적인 대화를 수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세계가 직면한 일부 도전에 각국이 효과적으로 협력하지 못했다"며 "이는 각국 지도자가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민족주의에 굴복했거나, 이를 악용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제 협력이 실패하면 유엔 리더십을 탓하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지만, 사실 근본적인 문제는 많은 강대국이 국제법 적용에 노골적으로 이중잣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대국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계의 안정을 추구하기보다는 단기적인 시각에서 자국의 문제해결을 우선시하면서 다자체제를 훼손해왔다는 게 반 전 총장의 설명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국제법 위반 혐의 조사를 거부하고 있고, 미국은 이스라엘을 계속 보호하고 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을 그 예로 들었다.
반 전 총장은 "글로벌 스탠다드가 서방의 이익을 위해 선택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인식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모든 국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다자간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각국 지도자들에게 정치적 의지와 장기적 안목으로 전 세계가 직면한 위기를 함께 해결해 인류를 위한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runra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