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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회 지시에도 신축 꺼낸 與…尹 "아쉽다"한 영빈관 어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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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격에 걸맞은 행사 공간을 마련하고자 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6일 밤 영빈관 신축 계획 철회를 지시하면서 이런 말을 덧붙였다. 당시 김은혜 홍보수석의 언론 공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의 자산이 아닌 국가의 미래 자산임을 충분히 설명해 드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영빈관은 어떤 곳이기에 윤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말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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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영빈관.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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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빈관(迎賓館). 귀한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따로 잘 지은 큰 집이란 사전적 의미처럼, 외국 대통령이나 총리 등 귀빈이 방문했을 때 공식 행사장으로 주로 쓰여왔다.

역사는 이렇다. 해방 후 국빈급 손님이 방한해도 묵을만한 곳이 마땅치가 않았다. 기껏해야 반도·조선·워커힐 호텔 정도였으나, 그마저도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이었다. 1967년 2월 신라호텔 영빈관이 완공됐고 뤼브케 서독 대통령이 첫 손님으로 이용한 후 많은 외빈이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1975년 이후 방문 국빈 수가 급증,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1978년 청와대 입구 쪽에 별도의 영빈관을 지었고 그해 말 9대 대통령 취임식 때부터 취임 만찬, 외빈 접객 장소 등으로 사용해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2월 미국의 라이스 국무장관을,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과 이곳에서 만찬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가유공자·보훈 가족 등을 수시로 초청했다. 다른 대통령도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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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 개방 당일인 지난 5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한 시민이 영빈문 앞에서 영빈관을 배경으로 촬영을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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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윤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용산시대’를 열면서 다시 전환기를 맞았다. 대통령실은 지난 5월 옛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한 후, 지근거리의 국방컨벤션센터나 인근 전쟁기념관 등에서 외빈 접견 일정을 소화해왔다. 웨딩홀로 쓰이는 국방컨벤션센터는 중요 외빈의 접견 장소로 격이 맞지 않고, 외부 공간의 경우 임차 비용이나 경호에 따른 시민불편 발생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국격 제고 측면에서 별도 건물 신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대통령실은 지난달 영빈관 신축비용으로 878억원가량을 책정해 정부에 제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익명을 전제로 “한 나라의 영빈관이란 그 나라를 대표하는 시설”이라며 “동사무소를 짓는데도 500억원 가까이 드는데 야당의 정치 공세가 너무 심하다”고 토로했다.

반면 경제 상황이나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차분히 추진했어야 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문제는 앞으로인데, 윤 대통령의 철회 지시에도 국민의힘에선 영빈관 신축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권성동 의원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도 야당만 할 것이 아니라면 미래지향적으로 봐야 한다”며 “영빈관은 윤 대통령보다 후임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라고 썼다. 익명을 원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시기의 문제일 뿐, 영빈관 신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탁현민 전 선임행정관이 페이스북에 쓴 “말이 영빈관이지 실은 구민회관보다 못하다”는 글도 최근 다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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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빈관 아카사카 이궁.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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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빈관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건 아니다. 미국은 백악관 맞은편에 4개의 건물로 구성된 블레어하우스를 영빈관으로 쓴다. 1824년 지어졌는데 박정희·이명박·박근혜·문재인 대통령 등이 미국 방문 중에 이곳에서 묵었다. 일본의 영빈관인 도쿄 아카사카(赤坂) 이궁(離宮)은 1899년 세워졌으며 2009년 일본 국보로 지정됐다. 중국은 베이징 내 자연 풍광이 뛰어난 댜오위타이(釣魚臺)를, 북한은 백화원 초대소를 주요 손님맞이 장소로 삼는다. 백화원 초대소의 경우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머물렀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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