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국장 전날인 26일 일본 내 13개 극장에서 소규모 개봉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총격범인 야마가미 데쓰야를 주연으로 한 영화가 개봉했다. <출처=아메바> |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살해한 혐의로 송치된 야마가미 데쓰야의 일생을 다룬 영화 '레볼루션+1'이 26일부터 29일까지 일본 내 13개 극장에서 소규모로 개봉된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해당 영화는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이 엄수되는 27일에 맞춰 도쿄와 오키나와 등지에서 상영되고 있다.
감독은 아다치 마사오(83)가 맡았다. 그는 일본 좌파 테러 단체에 합류해 테러리스트로 국제 수배된 이력이 있는 급진파 인사다.
영화 '레볼루션+1'에는 야마가미를 본딴 주인공이 '가와카미'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7월 8일 아베 전 총리가 나라시에서 연설을 하는 실제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용의자가 수제 총으로 총격을 가하고 체포를 당하기까지의 삶을 옥중에서 회상하는 형식으로 제작됐다.
주인공 가와카미는 아버지의 자살과 형의 실명, 어머니의 옛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입신하는 장면을 회상한다. 어머니가 헌금으로 가산을 탕진하자 진학길이 끊긴 그는 옛 통일교를 향해 분노하며 정신적으로 피폐해져간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피격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야마가미 테츠야가 10일 일본 나라현 나라시 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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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실존 인물인 야마가미를 예찬하는 영화는 아니라고 한다. 감독은 주인공의 여동생의 시각을 통해 폭력을 사용한 그에게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는 등 용의자를 객관적으로 그리려 한다고 아사히는 분석했다.
영화는 8월 말에 크랭크인해 8일 만에 뚝딱 만들어졌다. 각본가 이노우에 준이치가 8월 초부터 사흘 동안 시나리오 초고를 썼고 로프트 프로젝트의 출자가 결정되면서 제작이 결정된 것이다.
한편 '레볼루션+1'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수 세라 기미노리는 25일 트위터에서 아다치 감독이 테러리스트로 활동한 전적을 언급하면서 "전 테러리스트가 용의자의 삶을 영화화하고 국장 전에 상영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행태"라며 "일본 언론은 이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2019년 이슬람 사원 테러사건 이후 그 범인과 관련해 "범인이 악명을 얻지 못하게 하기 위해 결코 테러리스트의 이름을 부르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을 소개하기도 했다.
보수 성향이 강한 국제정치학자 미우라 루리도 트위터에서 "살해당한 사람과 유족의 생각보다는 죽인 사람의 견해에만 의존해온 것이 이번 여름의 일본이었다"며 쓴소리를 남겼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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