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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좋은 직장으로 옮겼다고 자랑했었는데”…대전 현대아울렛 화재 사망자 빈소 울음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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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병원 등에 빈소···유족 울분

“남일인 줄 알았던 일, 우리에게···”

“도대체 아울렛서 무슨 일 있었나”

경향신문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화재 사망자들의 빈소가 마련될 유성선병원 장례식장 모습. 강정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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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하던 놈이 왜 거기 드러누워 있어.”

26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숨진 이들이 안치된 유성선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유가족들의 흐느낌과 울음소리가 연신 흘러나왔다.

사망자 7명 중 시신 2구가 이날 이곳으로 옮겨졌지만, 아직 빈소는 마련되지 않은 상태였다.

사망자 A씨(30대)의 아버지는 장례식장 안치실의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통곡을 하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간신히 의자에 앉은 그는 이내 손발을 동동 구르며 A씨의 이름을 애타게 불러댔다. 옆에 있던 A씨의 어머니는 울분을 토하다 실신을 하기도 했다. A씨는 이날 오후 2시 30분쯤 119 구조대에 의해 발견돼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A씨의 아버지는 친척과의 전화 통화에서 “내 아들내미가 죽었대요”라며 울부짖기도 했다. 그는 “아들과는 일주일 전에 통화했다”며 “어제도 통화를 시도했는데, 바빴는지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울렛에 불이 났다는 얘기를 듣고 아들에게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고 했다.

장례식장을 찾은 A씨의 친척 B씨는 “검사를 다 한 게 맞냐”며 “제대로 확인을 한 것이냐”고 말했다. 이어 “도대체 현대아울렛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며 “남 일인 줄만 알았던 일이 우리에게 벌어졌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친척인 C씨는 “모 백화점의 쇼핑 계열에서 일했던 조카가 지난 추석 명절 때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으로 직장을 옮겼다고 자랑을 했었다”며 “직장을 옮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조카가 변을 당해 실감이 나질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월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얼마 되지도 않아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했다”며 “혼자 살아보겠다고 독립해 열심히 일만 했던 장손인데, 앞으로 가족들이 어떻게 살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유성선병원 장례식장 안치실에는 A씨 외에도 시신 1구가 안치됐으나 아직 정확한 신원조차 파악되지 않았다. 유성경찰서 관계자는 “신원을 확인한 후 절차에 따라 장례가 치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성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은 이날 장례식장을 찾아 유가족들의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 주력하기도 했다.

충남대병원 장례식장에도 사망자의 빈소가 마련됐다.

사망자 D씨(30대)의 한 유가족은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신 탓에 집에서 대들보 역할을 줄곧 해왔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며 “명절에 가족과 함께 있기 위해 모든 약속을 취소할 정도로 가정적인 아이였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발생 당일 새벽 근무였기 때문에 오전 9시에 퇴근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D씨는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단둘이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렛에서 불이 난 직후 화재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마지막까지 고군분투했던 40대 직원 E씨는 현재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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