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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전기료 올려야 할 이유로 미국의 상계관세까지 꺼낸 이창양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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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이하 전기료 제공, 통상에 문제 된다" 발언
"그만큼 최근 에너지 위기 심각하다는 의미"
요금 인상 두고 기재부 협의...30일 전후 결론 전망
한국일보

이창양(왼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에서 지나 러만도 미 상무부 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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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싼 전기료로 기업의 보조금 주는 걸로 받아들여져 상계관세 같은 통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미국 쪽이 최근 한국전력에 대해 정보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에너지 위기 상황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및 전력 수급 관련해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은 크게 올랐지만 전기료는 여전히 낮기 때문에 "(전기 생산) 원가 이하의 전기료를 제공하면 통상 문제가 된다"는 것이 이 장관 설명이다.

전기료 인상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이 장관이 통상 문제를 거론하자 최근 이 장관의 방미 일정 중 미국 측이 압박했는지 여부가 관심을 끌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미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반도체 칩·과학법 등 자국의 제조업 육성을 위한 보호주의 성향의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의 싼 전기료가 정부 보조금에 해당한다며 미 철강업계가 상무부에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점도 이런 관심을 키웠다.

미 정부가 한국의 싼 전기료를 정부 보조금으로 판정한 적은 없다. 한전이 발전 자회사로부터 낮은 가격에 전기를 사서 간접 보조금 형태로 한국 철강업계를 지원했다는 미국 내 철강업계의 제소에 따라 조사한 미 상무부는 2020년 3월 싼 전기료가 정부 보조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최종 판단했다. 직·간접적으로 정부 보조금을 받아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자국 산업이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하면, 이를 불공정한 무역 행위로 보고 보복 조치에 해당하는 상계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업계 및 정부는 다른 나라에 비해 눈에 띄게 낮은 한국의 전기료와 요금 결정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우리 정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에도 미 상무부는 한전과 한국전력거래소, 그리고 철강업체 등에 대한 현장 실사를 실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 측 압박 없어... 일반적 설명" 확대 해석 경계

한국일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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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산업부는 이 장관의 발언은 싼 전기료가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을 언급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한전 적자가 쌓이는 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으로 에너지 수요 효율화를 추진하기 위해 4분기 전기료 추가 인상 및 산업용 전기료 인상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설명이라는 취지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27일 "현재 전기료를 두고 미국 측이 우리 정부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산업부는 4분기 전기료 인상 규모 및 시기 등을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다. 당장 요금을 올려 한전의 적자를 줄이는 동시에 에너지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산업부와 물가 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해야 한다는 기재부의 시각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 장관이 대미 통상 문제까지 끌어와 전기료 인상 필요성을 설명한 건 그만큼 최근 에너지 위기가 심각하다는 의미"라며 "기재부와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이달 말쯤에나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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