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6 (토)

‘투신명소’ 오명 구포대교, 예방 장치 시급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5년간 낙동강 교량 중 최다 사고

접근성 좋고 난간 낮아 무방비

“교량 관리기관 관심 부족 화 키워”

한때 부산을 대표하는 구포대교가 ‘투신 명소’로 전락했다.

부산 강서구 대저1동과 북구 구포동을 연결하는 구포대교의 역사는 1932년에 건설돼 2008년까지 존속한 ‘구포다리’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구포다리는 낙동강에 건설된 최초의 다리로, 개통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긴 교량이자 영도대교와 함께 부산을 상징하는 다리였다. 노후화로 1993년 길이 1765m, 너비 30m 왕복 6차로의 구포대교로 재탄생했다. 이런 유구한 역사를 가진 구포대교가 투신 명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부산시의회 박대근 건설교통위원장(국민의힘·북구1)에 따르면 낙동강을 연결하는 부산지역 주요 5개 교량 중 구포대교의 투신사고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부터 최근 5년까지 이들 5개 교량에서 발생한 전체 투신사고는 94건이다. 이 중 구포대교에서 발생한 투신사고 수가 단연 최고다. 5년간 발생한 투신사고 가운데 62.7%가 구포대교에서 일어났다.

구포대교에서 투신사고 발생빈도와 사망률이 유독 높은 것은 투신 예방을 위한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구포대교에 설치된 투신 예방시설은 상담전화와 안내스티커, 모니터링용 낡은 폐쇄회로(CC)TV가 전부다. 또 보행로의 난간 높이도 1.1m에 불과해 투신사고를 예방하는 안전시설로는 역부족이다.

박 위원장은 “(구포대교가) 버스 정류장 및 도시철도역과 가까워 접근성이 좋은 데다 교량에 보행로가 설치돼 있어 ‘투신’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부산시를 비롯한 교량 관리 기관의 관심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구포대교 부속 시설물을 관리하는 북구 관계자는 “현재 살림살이도 빠듯한 상황에서 예산을 투입해 구포대교 난간을 보강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