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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단독] 9조 투입 MB 자원외교 출자기업 22곳···매각해도 15%밖에 못 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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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공기업 3사, 출자기업 47곳 매각·처분
이중 MB 자원외교로 설립된 기업이 22곳
누적출자금 9조....회수율은 고작 15% 남짓
한국일보

한국석유공사 사옥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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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 자원외교 정책 일환으로 설립한 자원공기업 출자회사들을 대거 매각하기로 했다. 그동안 정부는 이들 기업에 약 9조 원 가까운 예산을 출자했지만, 이번 매각으로 거둬들일 금액은 출자금의 15% 수준으로 추산된다. 윤석열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이 보수 정권에서 추진했던 자원외교를 정조준하는 셈으로, 자원외교 정책을 둘러싸고 '혈세 낭비' 지적이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광해공업공단 등 자원공기업 3개 사는 최근 출자회사 47곳을 매각 또는 청산하는 내용의 '공공기관 혁신계획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윤석열 정부는 공공기관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골자로 한 '공공기관 혁신'을 추진 중으로, 지난달까지 각 기관에 계획안을 수립해 제출하도록 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이번에 수술대에 오른 47개 출자회사 중 22개 사가 이명박 정부 시기 자원외교 정책에 따라 설립된 것으로 파악됐다. 자원외교 정책은 국내에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정부가 해외자원개발사를 매입하거나 투자를 통해 개발 사업권을 확보하는 정책을 말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공약으로 약 40조 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됐지만, 비리 사건에 연루되거나 낮은 사업성 등으로 '적폐 사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로 인해 7년 전 국회에서 자원외교 사업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관련 특별위원회가 출범하기도 했다.

특히 22개 출자회사의 총 누적출자금은 8조9,426억 원에 달하지만, 회수율은 15% 내외로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가스공사는 6개 사에 4,994억 원을 출자했지만, 이 중 3개 사를 매각해 807억 원만 회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회수율은 16.16%이다. 한국광해공업공단은 10개 사에 2조7,105억 원을 출자했지만, 이 중 3개 사를 매각해 약 4,000억 원을 회수할 것(회수율 14.76%)으로 추산하고 있다. 나머지 11개 사는 매각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법인 청산'을 하기로 했다. 청산은 법인의 모든 재산을 돈으로 바꿔 채권자들에게 나눠주고 법인의 실체를 없애는 것을 말한다.

한국석유공사는 출자회사 6곳에 5조7,327억 원을 출자했지만, 이에 대한 매각 예상금은 공사 측에서 "현재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공사에서 매각할 출자회사 목록에는 워터컷(원유 중 물의 비율)이 98%로 드러나 '부실 인수 논란'이 제기됐던 캐나다 석유개발사업사인 하베스트도 포함됐다.

김용민 의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묻지마 투자'를 한 자원외교의 여파가 현재까지 이어져 많은 에너지공기업이 만성 적자 늪에 빠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향후 국가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정부는 철저한 사업성 검토 과정을 전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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