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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킹달러·아이폰14 공세에 갤럭시S23 조기출시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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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S23으로 추정되는 렌더링 이미지의 모습. /온리스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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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플래그십(최상위) 스마트폰 갤럭시S23 양산을 앞두고 사면초가에 빠졌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상황과 스마트폰 수요 침체에 더불어,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440원을 넘어서는 ‘킹달러’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부품값·물류비 인상으로 원가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전작인 갤럭시S22가 양산되던 올해 초 원·달러 환율은 1170원대에 불과했다.

또 다른 문제는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14 출시다. 한국에는 오는 10월 7일 출시가 예정돼 있는데,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의 초기 반응이 심상치 않다. 프로 시리즈에 A16칩과 4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하는 등 일반형 모델과 다른 ‘급나누기’ 전략을 선택하면서, 가격이 비싼 프로 시리즈가 오히려 더 많이 판매되는 상황이다.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점차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갤럭시S 시리즈로서는 ‘최악의 시장 환경’에 놓여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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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4 시리즈 고급 모델 2종에 적용된 '다이내믹 아일랜드' 기능. /애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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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S23, 조기 출시 “가능성 있는 얘기”

29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에 출시되는 갤럭시S23의 출시를 2~3주 앞당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14의 독주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23 시리즈의 출시 일정은 미정인 상태다”라면서도 “다만, 시장 환경 상황에 따라 이전부터 1개월 정도 출시를 앞당기는 등의 일정 조율은 통상적으로 있어 왔다”고 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 갤럭시S23 조기 출시설이 흘러나오는 배경에는 가급적 신작을 일찍 출시해 아이폰14의 독주를 막겠다는 의도가 있다. 또 1분기에 제품을 출시해, 1분기와 2분기 실적에 최대한 갤럭시S23 신제품 효과를 반영하겠다는 전략도 있다.

통상 갤럭시S 시리즈는 2~3월에 출시를 하고 2~4개월 전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갤럭시S9, S10, S20이 모두 3월에 출시됐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S22는 2월 말에 출시됐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출시된 갤럭시S21의 경우, 이례적으로 1월에 출시됐다. 사실상 한달 이상 빠른 출시였다. 업계에서는 당시 2020년 10월에 출시된 아이폰12 시리즈가 판매량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큰 인기를 끌자 이를 막기 위해 조기 출시를 결정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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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 언팩 2021'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갤럭시S21' 시리즈를 소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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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5세대 이동통신(5G)을 지원하고 프로, 프로맥스 등 대화면 제품에 미니 시리즈까지 라인업에 추가한 아이폰12 시리즈는 2억3800만대가 판매되면서, 역대 아이폰 가운데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이 됐다. 당시 연말 성수기를 아이폰이 독식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삼성 입장에서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아이폰14 때도 일부분 재현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아이폰14 프로 시리즈가 그간 삼성 갤럭시만의 경쟁력이었던 4800만 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흥행해 애플은 초도물량을 전년 수준인 9000만대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9500만대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요즘과 같은 수요 침체 상황에서 물량을 줄이지 않았다는 점만 봐도 흥행 성공이라는 의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아이폰14 출시에 대응하기 위해 갤럭시S22 지원금 상향과 출시가 한달 밖에 안된 갤럭시Z플립4의 공시지원금을 상향했는데, 그만큼 아이폰14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갤럭시S 시리즈 출시는 시장환경에 따라 조금씩 바뀔 수 있는데 부품수급, 양산일정 등에 문제가 없는 수준에서 2~3주의 조기 출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 갤S22와 갤S23, 환율만 23% 차이

문제는 갤럭시S23을 출시하면서 가격 인상의 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갤럭시S23 시리즈가 1~2월에 출시된다면, 보통 양산은 10월, 11월에 시작된다. 아직 1~2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지만, 부품 수급을 사전에 진행할 경우 환율 상황이 좋지 못한 상태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장 중 144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전작인 갤럭시S22가 양산을 시작한 지난해 11월 원·달러 환율은 1170원에서 1180원대 수준이었다. 사실상 1년 만에 환율이 23%나 상승한 셈이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부품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환율이 상승하면 원가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지난해 1000원에 구입하던 부품을 올해는 1230원에 사 와야 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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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2022년 9월 27일 환율 추이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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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출시한 갤럭시Z폴드4와 플립4를 출시하면서 폴드4는 가격 동결, 플립4는 인상 최소화 전략을 사용했다. 폴더블(접는)폰의 대중화를 위해, 당장의 수익성보다 판매 대수를 늘리겠다는 전략적 선택이 있었던 것이다. 특히 폴더블 시리즈의 경우, 일반 S 시리즈에 비해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전략을 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갤럭시S23의 경우 프리미엄폰 가운데서도 일반 대중에게 인기가 많은 플래그십 모델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 쉽지 않다. 수요 침체에 아이폰14 공세 속에 자칫 가격을 인상했을 경우, 판매량이 줄어드는 등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가격 책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갤럭시언팩 2022에서 갤럭시Z폴드4·플립4와 관련해 “가격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원자잿값, 물류비 상승과 반도체 부족, 인플레이션 압력, 환율까지 가격을 책정하는 데 부정적인 환경이었다”고 했다.

박성우 기자(foxp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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