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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文 정부 높은 지지도·네거티브 난무가 이재명 대선 패배 원인? 국회입법조사처 분석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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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발표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에서 “여당 후보의 적극적 차별화 어려웠다”며 원인 분석

세계일보

지난 3월10일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선 패배 승복 선언 후 당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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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당 대선 후보로서의 차별점을 적극 내세우기 어려웠던 이유가 ‘문재인 정부의 높은 국정 수행 지지도’ 등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달 26일 펴낸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은 “과거 대통령마다 임기 말 지지가 낮다 보니 집권당의 대통령 후보는 적극적으로 현직 대통령과 차별화를 꾀하는 한편, 자신만의 아젠다를 설정하고 개인적 역량이나 참신성을 부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히고 있다. 유권자가 집권여당을 향한 ‘회고적 투표’가 아니라 차기 정부가 나아갈 방향을 예상하고 기대하는 ‘전망적 투표’를 하도록 유도한다면서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상당한 지지를 유지하면서 여당 후보가 적극적인 차별화를 하기 어려웠다”며 “이재명 후보는 정당보다 개인적 역량을 어필하고 ‘경제 대통령’으로 각인되기를 바랐으나, 네거티브 캠페인이 심화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짚었다.

20대 대선 전까지 여론조사에서 40% 안팎을 기록했던 당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에 더해, ‘평화적 정권교체’와 ‘재벌개혁’ 등 과거 선거를 관통했던 커다란 의제 대신 상대방을 겨냥한 네거티브 난무의 조명 등이 덮치면서 이 대표의 역량이나 공약이 상대적으로 조명받기 어려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018년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2020년 21대 국회의원총선거에서 거둔 민주당의 연승도 영향을 줘 이 대표가 ‘전망적 투표’ 동기를 이끌어내기 어려운 조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서는 부연했다.

문재인 정부 지지 규모 유지 속에 ‘정권교체 대 정권연장’ 이분법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이 대표가 선거 막판 ‘정치교체·통합정부’ 가치 설정으로 추구했던 안철수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와의 포괄적인 정부운영도 결국 안 후보와 윤 대통령의 단일화로 인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분석서는 언급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에서 낮은 지지율을 보이던 제1야당 국민의힘은 지난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로 반전 계기를 마련했고,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선 정국에서 후보로 영입하면서 정권교체 여론을 효과적으로 결집시킬 수 있었다고 분석서는 봤다.

이와 별개로 정치적 ‘외부자(outsider)’라는 표현도 분석서에 등장한다.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이 대선에 나설 당시 의회 경력이 없었다는 의미다. 특히 ‘외부자’를 기성정치를 향한 불신이 만연한 상태에서 새로운 지도자에 대한 기대 응축의 결과로 정의하고, 이러한 기회구조에서 새로운 인물이 정치 전면에 등장하는 사례가 잦은 점은 대통령제의 내재된 문제로 지적된다고 설명했다. 선출된 두 권력기구인 대통령과 의회 간에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거버넌스 구축에 실패할 수 있다는 점도 더했다.

분석서는 계속해서 “대통령제에서 정치적 외부자의 출현은 통상 민주화 직후 정당체계가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국제기준으로 보더라도 한국의 민주주의는 가장 안정적임에도 외부자가 급부상, 기성정당의 신뢰 문제에 정당 해체·합당·분당 등이 수시로 일어나면서 정당체계가 제도화되지 못한 것과도 관련되어 있다”고 정리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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