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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4 (금)

정진석, 국회 연설 “박근혜 대통령은 돈 받아서 감옥에 보냈나···MBC보도는 가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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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

민주당에 “망국적 입법독재” 비난

권역별 신성장 경제특구 제안

경향신문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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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망국적 입법독재”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의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 비판은 “마구잡이식 흠집내기”라고 했다. 정기국회 법안 논의를 앞두고 여당 대표가 다수 야당인 민주당을 직격한 것이다. 정 위원장은 전국 5개 지역에 신성장 경제특구를 구축하자는 제안도 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35분에 걸친 연설의 전반부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민주당은 마지막 손에 남은 의회 권력을 휘두르며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망국적 입법 독재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상외교에 나선 대통령을 향해 마구잡이식 흠집 내기를 넘어 저주와 증오를 퍼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혼밥 외교’에 순방 기자단 폭행까지 당했던 지난 정부 외교 참사는 까맣게 잊고, 터무니없는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까지 내놓았다”며 “무책임한 국익 자해 행위”라고 힐난했다.

정 위원장은 연설 도중 ‘민주당’(15번) 및 ‘야당’(4번)을 합쳐 19번, ‘문재인 정부’ 5번, ‘지난 정부’를 4번 각각 언급했다. ‘경제’가 21번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의힘’(15번) 및 ‘여당’(4번)이 총 19번 나왔다. ‘개혁’(17번), ‘윤석열’(16번), ‘민생’(12번) 등이 뒤를 이었다.

정 위원장의 화살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로 옮겨갔다. 민주당이 대장동 사건, 백현동 사건, 성남 FC, 변호사비 대납 등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두고 “모두 민주당의 당내 경선에서 제기됐던 문제들”이라며 “거대한 권력 카르텔”이라고 반박했다. 또 “돈 한푼 안받아 억울하다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은 돈 받아서 감옥에 보냈나”라며 “법을 정치에 끌어들여 막으려 하면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성과를 부각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143일을 “민주당의 끊임없는 훼방과 어깃장 속에서도 국민 삶 챙기며 과거의 비정상을 바로잡는 치열한 분투의 시간”으로 규정하고 민생안정대책 9차례 발표,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 유류세 완화, ‘약자복지’ 등을 성과로 내세웠다. 한·미정상이 네 차례 만나 한·미동맹을 신속히 재건했고,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남긴 한·일관계 뇌관을 조심스럽게 제거하는 폭탄처리반 역할을 했다”고 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윤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을 소통을 강화한 성과로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 발언 논란 영상을 가장 먼저 보도한 MBC에 대해선 “가짜뉴스로 대통령을 흠집 내고 국익을 훼손하는 일에 앞장섰다. 언론의 기본 윤리와 애국심마저 내팽개친 망국적 행태”라며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개혁안으로 문재인 정부의 확장재정에서 벗어나 민간시장 주도의 경제를 만들고, 목소리 큰 집단을 챙기는 ‘정치복지’를 바로잡아 공정한 ‘약자복지’로 가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또 윤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강조했던 연금, 노동, 교육 3대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또 영남권, 호남권, 세종충청권, 강원제주권 등 5개 지역에 신성장 경제특구를 구축하자고 정부와 야당에 제안했다. 반도체, 바이오, 항공우주 등 10여개 신성장산업을 2~3개씩 묶어 하나의 특구에 집약하고 규제 완화와 세제 감면 혜택을 주면서 대기업 중심의 산학연 클러스터를 설치하는 구상이다. 그는 “(외국에 나간 한국 생산시설이 돌아오는) 리쇼어링 기지로 활용하고 지방발전의 주춧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야당과의 협치와 관련해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안했던 ‘국회 중진협의회’ 구성을 이재명 대표가 받아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정기국회 기간에 민생법안을 협의할 ‘여야 민생경제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민주당의 ‘7대 민생법안’ 중 노란봉투법은 ‘불법파업 조장법’, 양곡관리법은 쌀 공급 과잉을 심화시키는 ‘농업 고사 법안’이라고 혹평했다.

정 위원장은 지방선거 승리 후 지속된 당의 내홍을 의식한 듯 연설을 시작하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 기울어진 의회 권력의 난맥을 탓하기에 앞서 저희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연설 도중 본회의장에선 여당의 환호와 야당의 항의가 교차했다. 문재인 정부와 야당, 언론을 비판할 때마다 민주당 의석에선 “사과하라” “정신차리세요” 등 야유가 빗발치고 국민의힘에서는 박수 갈채가 나왔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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