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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콜라·맥주 만들 이산화탄소가 없어요… 애타는 이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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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이산화탄소 생산 급감

조선일보

체코의 3대 맥주 브랜드 중 하나인 스타로프라멘 맥주 생산 공장. 이산화탄소 공급 부족과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위기에 봉착한 체코 맥주업계는 인력 구조조정과 생산량 감축에 나서고 있다. 체코 현지 맥주 가격도 두세 달 전에 비해 60% 상승했다. /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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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의 식품·음료 업체들이 이산화탄소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탄산음료나 맥주에 들어가는 거품을 만드는 필수 원료다. 고압의 이산화탄소를 음료에 주입하면 물에 녹아 탄산이 되고, 이것이 톡 쏘는 맛을 만들어 낸다. 이산화탄소는 용접을 하거나 드라이아이스를 만드는 데도 쓰인다.

고압의 이산화탄소는 주로 암모니아·에탄올을 원료로 비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된다. 그런데 올 들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비료 업체들이 생산을 줄이자 덩달아 이산화탄소 생산량이 줄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비료업체 CF비료의 빌링엄 공장은 최근 조업을 중단했다. 비료 생산에 필요한 천연가스 가격이 1년 전보다 몇 배로 뛰면서 암모니아를 생산해봐야 남는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윌튼에 있는 ‘엔수스’ 에탄올 공장도 공장 정비를 이유로 가동을 중단했다. 이 두 공장은 영국의 이산화탄소 사용량 일(日) 2000톤 중 절반 이상인 1300톤을 담당하고 있다. 미넷 배터스 영국 농민노조 위원장은 “상황이 극도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독일도 시장에 공급되는 이산화탄소가 이전보다 30~40% 수준에 그치면서 이산화탄소 가격이 지난해 톤당 100유로에서 올해 한때 3500유로까지 치솟았다. 홀거 아이슐 독일 양조업자협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에 “정부의 신속한 개입과 효과적인 지원 없이는 수백 개의 독일 음료 회사와 수천 명의 직원이 생계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벨기에 맥주업계도 조업 중단 위기에 놓였다. 핑크 코끼리로 유명한 델리리움 트레멘스 맥주를 만드는 휘게는 “이산화탄소 신규 계약 가격이 13배나 올랐다”며 “공급사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양조장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이산화탄소 가스 생산 업체들이 정비 목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이산화탄소 수입액은 2020년 상반기 673만2000달러에서 올 상반기 1523만3000달러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톤당 131달러이던 수입 단가도 올 2분기 303달러까지 올랐다.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상황이 나은 편이다. 지난여름 이산화탄소를 생산하는 석유화학 업체들이 정비를 위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공급량이 줄었지만, 지금은 공장 가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유럽과 달리 공장 가동에 필요한 천연가스 수급에도 아직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 국내 한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유럽은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러시아 송유관이 막히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나라가 호주·인도네시아 등으로 다양하다”며 “계약 기간도 5~10년 정도 길고 공급도 안정적이어서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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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창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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