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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산모 혈액으로 태아 다운증후군 진단, ‘미국판 노벨의학상’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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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28일(현지 시각) 래스커상 임상의학 부문을 수상한 데니스 로 홍콩 중문대학교 교수가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래스커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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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에게서 뽑은 혈액 샘플만 갖고 태아가 다운증후군에 걸렸는지 여부를 99% 정확도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홍콩 과학자가 래스커상을 수상했다. 래스커상은 의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상으로 ‘미국판 노벨 생리의학상’이라고도 불린다.

28일(현지 시각) 래스커상 재단은 올해 래스커상 임상의학 부문 수상자로 대니스 로 홍콩 중문대학교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기초의학 부문에서는 ▲리차드 하인스(매사추세츠 공대 교수) ▲에르키 루오슬라티(샌포드 번햄 프레비스 의료연구소 연구원) ▲티모시 스프링거(하버드 의대 교수)가 공동 수상했다.

래스커상은 지난 1946년 미국인 사업가 앨버트 래스커가 아내인 메리 래스커와 함께 세운 ‘앨버트앤메리래스커재단’에서 매년 수여하는 상이다. 기초의학 분야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거나, 임상에서 질병의 원인과 치료, 예방법을 찾는 업적을 세운 의학자들에게 주어진다. 수상자는 상금으로 25만달러(한화 약 3억6000만원)을 받는다.

래스커상은 의학계에서 ‘미리 보는 노벨상’으로 평가 받는다. 래스커상 수상자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일례로 중국 약리학자인 투유유는 2011년 래스커상 임상의학 부문을 수상한 뒤,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교수인 그레그 서멘자도 2016년 래스커상 기초의학상, 201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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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로 홍콩 중문대학교 교수가 새로 개발한 다운증후군 검사 방법. 산모 혈액 샘플에서 DNA를 뽑아낸 뒤 태아 쪽 DNA를 분류해 유전자 검사를 진행, 21번 염색체 숫자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래스커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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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상의학 부문에서 래스커상을 수상한 대니스 로 교수는 산모 혈액을 통한 DNA검사만으로 태아가 다운증후군에 걸렸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다운증후군은 정자 혹은 난자가 감수분열하는 과정에서 21번 염색체가 분리되지 않은 결과, 한 쌍(2개)만 존재해야 하는 21번 염색체가 3개일 때 발생하는 질환이다.

기존에는 산모 자궁에 주사바늘을 찔러넣어 채취한 양수를 검사해야만 태아의 다운증후군 여부를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양수 검사를 받은 산모 300~500명 중 1명은 태아를 유산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로 교수가 새로 개발한 기술은 산모로부터 뽑아낸 피에서 태아 쪽 DNA를 분리해낼 수 있다. 양수 검사 없이도 태아의 21번 염색체 개수를 확인할 수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양수 검사 방식과 비교하면 산모가 유산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의학계에 따르면 산모 혈액에 담긴 DNA 중 태아 쪽 DNA는 10% 수준밖에 되지 않아, 이를 분리해내려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기초의학 부문을 공동 수상한 하인스·루오슬라티·스프링거 교수는 세포들이 서로 달라붙어 ‘세포 망(Cell matrx)’을 만들게 하는 단백질 매개체 ‘인테그린(Integrin)’에 대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 래스커 재단은 “세 교수의 성과로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공서비스 부분에서는 로렌 가드너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교수가 수상했다. 가드너 교수는 ‘코로나19 대시보드’를 개발, 전 세계 방역당국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코로나19 관련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전파되도록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최정석 기자(standard@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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