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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푸틴 ‘30만명 동원령’ 이후 최소 20만명이 러시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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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9만8000명·조지아 5만3000명

EU 각국으로도 6만6000여명이 유입

러 집중 단속 시작, 징집에 영향은 제한적

경향신문

러시아인들이 28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조지아 국경에 위치한 베르흐니 라르스 국경검문소를 향해 늘어진 차량 행렬을 따라 걷고 있다. TASS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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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비군 30만명 동원령을 발동한 이후 최소 20만명의 러시아인이 해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러시아 인접 국가들의 통계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지난 27일 약 일주일 동안 9만8000명의 러시아인이 입국했으며, 캅카스 지역의 조지아 내무부는 러시아의 동원령 발령 이후 5만3000명의 러시아인이 입국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의 국경 수비 업무를 담당하는 프론텍스는 성명을 통해 지난 25일까지 일주일 동안 6만6000명에 달하는 러시아인이 EU에 들어왔으며, 이는 그 전주에 비해 30% 증가한 수치라고 전했다.

모든 러시아 접경국이 입국자 통계를 주기적으로 발표하지는 않는 만큼 실제 러시아 이주민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중국과 북한에서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까지 총 14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라트비아에 기반을 둔 러시아 독립신문 ‘노바야 가제타 유럽’은 자체 입수한 러시아 보안당국 자료를 인용해 지난 25일까지 총 26만1000명의 남성이 러시아를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막사 테크놀로지가 지난 26일(현지시간) 공개한 전날 러시아-조지아 접경지역 위성사진.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 서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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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러시아 당국이 접경 지역에서 자국민의 탈출을 단속하고 있다는 정황도 나왔다. 러시아 서남단 지역으로 조지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오세티야 자치공화국은 28일부터 다른 지역에서 온 차량의 진입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북오세티야 자치공화국의 수반 세르게이 메냐일로는 이틀 만에 2만명이 국경을 넘자 이러한 금지령을 도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러시아와 조지아 국경의 베르흐니 라르스 국경검문소에 징집센터가 설치됐으며, 이곳에서 ‘군 징집국’이란 표식이 붙은 검은색 밴 차량의 사진이 찍혔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영 매체에 따르면 지난 27일 조지아 국경에서 탈출을 기다리던 남성들은 소집 영장을 받았다.

다만 NYT는 러시아인들의 대규모 탈출 움직임이 이례적이긴 하지만 러시아 당국의 30만 명 동원 목표 달성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다수 러시아인이 소집을 피해 출국할 수단을 찾지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논평해온 호주의 군사 전문가 믹 라이언은 “수백만명의 러시아인이 러시아를 떠날 수단을 갖지 못할 것이므로 이번 엑소더스의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 진단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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