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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단독]코로나 백신 구입예산 2조 6000억, 효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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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식 기자]

충청일보

자료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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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 백신 중 유통기한 경과로 폐기된 물량이 97%에 달한 가운데 올해 도입된 기존 백신 활용방안에 빨간불이 켜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2년 백신 구입 예산은 총 2조6002억원이다. 올해 확보한 백신 확보물량은 전년도 이월분 5379만 회분과 2022년도 신규 계약분 9000만 회분을 포함해 총 1억4379만 회분이다.

이중 금년도 도입물량만 9월 29일 현재 3798만 회분이다.

문제는 이 같은 물량이 국내에서 모두 소화될 것인지에 있다. 특히 중앙물류창고 재고 물량중 유효기한이 1개월 이내 도래하는 물량만 200여만 회분에 달한다.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된 물량도 606여만 회분(9월26일 기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동절기 추가접종을 위한 2가 백신의 사전예약이 시작된 가운데, 기존 백신의 폐기 물량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남은 물량에 대해 폐기 또는 해외공여 등 두가지 트랙을 유지해왔던 방역당국의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개량백신(2가 백신)의 후유증 등을 우려한 국민들이 기존 백신 접종을 원할 경우 맞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권근용 예방접종관리팀장도 지난 28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기본 백신 도입 예산과 폐기량과 관련한 여러 가지 비용에 대한 부분, 폐기와 관련한 다른 용도로의 활용성 등은 검토 후 별도로 안내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오미크론 변이 대응용으로 시작된 '모더나 BA.1 2가 백신(개량백신)'의 사전예약이 지난 27일 시작된 가운데 기존 백신보다 개량백신 선호현상이 뚜렷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 예약 첫날 4만6000여명이 신규백신을 맞겠다고 사전예약을 신청했다.

방역당국은 기존 백신에 대한 접종도 계속 진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재고량이 워낙 많은데다 국내에 들어온 백신의 유통기한도 시간이 흐를수록 빨라질 수 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해외국가로의 증여(공여) 외 뾰족한 방법이 없다.

질병관리청은 "국내 미활용 백신을 제3국으로 공여한 실적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9개국에 약 486만 회분을 양자 공여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에 들어오지 않고 코백스를 통해 배분받았던 AZ 백신 483만 회분도 국내 도입 없이 코백스에 공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된 백신 수급상황을 둘러싸고 코로나19 변이 흐름을 미처 예측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방역당국의 예산 운용 효율성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장중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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