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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최문순 前강원지사 입찰방해 혐의 조사…알펜시아 매각 과정서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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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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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전 지사 등 4명 입찰방해 혐의 입건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가 평창 알펜시아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입찰 담합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 입건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 앞서 강원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8월 최 전 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1차 조사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경찰청은 29일 “그동안 강원도청과 필룩스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관계자 10여 명을 조사했고, 최 전 지사 등 관련자 4명을 입찰방해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강원도개발공사는 지난해 6월 공개 입찰을 통해 알펜시아를 KH그룹 산하 특수목적법인 KH강원개발주식회사에 매각했다. 낙찰가는 7115억 원이었다. 하지만 입찰에 참여한 기업 2곳이 모두 KH그룹 계열사로 확인되면서 담합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한 시민단체가 지난해 7, 8월 담합이 의심된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진정서를 제출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

경찰은 지난 4월 강원도청과 KH강원개발주식회사 모회사인 KH필룩스를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후 자료 분석 등을 토대로 지난 8월 최 전 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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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에 있는 알펜시아 리조트.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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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먹는 하마' 알펜시아 최대 골칫거리



경찰 관계자는 “단독 입찰로 인한 유찰을 방지하기 위해 이런 방법을 쓴 것 같다”며 “이 같은 사실을 최 전 지사가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가 관건”이라며 "최 지사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 전 지사를 조만간 소환해 입찰 과정에 관여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전직 도지사가 경찰 조사까지 받게 된 평창 알펜시아 매각을 두고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평창 알펜시아는 2018평창겨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건설 과정에서 잦은 설계 변경으로 공사비가 지나치게 많이 투입됐다. 여기에 분양에도 실패하면서 ‘돈 먹는 하마’로 불리며 강원도의 최대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사업비 1조6325억 원 가운데 1조189억 원이 빚으로 남으면서 지난 2월 기준 원금 3125억 원과 이자 3837억 원 등 6962억 원을 갚았다. 한때 하루 이자가 1억 원에 달하기도 했다. 2009년 6월 행정안전부로부터 ‘알펜시아를 매각하라’는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강원도개발공사는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매각을 추진했다.

중국, 싱가포르, 영국 등의 기업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실제 매각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2016년 중국 중티찬예그롭과 매각협약을 체결했지만 아쉽게도 무산됐다. 또 2017년 싱가포르, 영국기업과 협상을 타진했으나 결국 결렬됐다. 이후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인 2020년엔 맥킨리 컨소시엄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 이마저도 맥킨리측 계약불이행으로 무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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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에 있는 알펜시아 리조트 스키점프대.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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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매각 전환 후 5차 공고 때 매각



연이은 매각 불발에 강원도는 결국 공개매각으로 전환했다. 2020년 10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네 차례나 공개매각을 진행했다. 이 중 두 차례는 수의계약 등이 이뤄졌지만 결국 유찰됐다. 이에 따라 당초 1조 원대이던 매각 대금은 5차 공고에서 30% 낮아진 7100억 원까지 떨어졌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강원도당은 “최 전 지사가 입건된 것만으로도 알펜시아 입찰 담합과 헐값 매각에 대한 도민의 의혹은 더 커지고 있다”며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실과 진실을 밝혀내고, 혐의가 드러나면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앙일보는 알펜시아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입찰 담합 의혹과 관련해 최 전 지사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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