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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Citylife 제848호 (22.10.04)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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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는 리어왕이 되면 망한다 『C레벨의 탄생』

시티라이프

데이비드 푸비니 지음 / 안종희 옮김 / 더퀘스트 펴냄


“높은 기대를 안고 취임했는데, 새로운 환경에 압도당하고 조직의 다른 구성원들로부터 고립된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높은 의자가 앉는 순간 맞닥뜨리는 현실이다. 이러한 고충은 몇 주가 아니라 몇 년이 지나도 계속된다. 생각지도 못했던 지점에서 고투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해가 갈수록 책임과 업무 강도도 점점 더 높아져간다. 과거보다 훨씬 복잡하고 불확실한 이해관계집단이 많아지면서 일어난 변화다. 리더는 결정을 내리는 자리다. 매각이나 합병, 구조조정, 시장을 변경하는 문제, 고객·이사회·주주의 요구에 대응하는 문제는 물론이고 정부나 문화적 트렌드 같은 비시장적 영향에도 대응해야 한다. 이 책은 C레벨에 주어지는 크고 작은 압박에 대처하는 방법을 치밀하게 알려준다.

경영자의 가장 큰 덕목은 ‘나쁜 뉴스’를 적극 환영하는 것이다. CEO는 경영진으로부터 완전한 진실을 거의 듣지 못한다. 진실은 미묘하게 다른 의미와 많은 오해와 정치적 가식으로 가려져 있다. 저자가 1980년대 GM을 컨설팅할 때였다. 당시 경쟁사 크라이슬러는 미니밴을 출시해 GM의 점유율을 잠식했다. GM은 미니밴을 설계할 때까지 임시방편으로 기존 상업용 밴을 개조해 승합차로 만들었다. 전면 유리가 커서 차량 앞부분이 진공청소기처럼 뾰족했다. 소비자의 반응을 듣고자 차량을 자동차 클리닉에 보냈더니 반응은 혹독했다. 엔지니어들은 이 응답 결과를 가공하고 요약해 고위 임원들이 설계를 채택하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차량 전문지식이 없다는 이유로 푸비니의 조언은 묵살됐고, 결국 출시된 차량 ‘더스트 버스터’는 엄청난 혹평을 받았다. 리더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문제점을 은폐하게 부추길 수 있는 자리다. 리어왕은 모두에게 좋은 말을 듣고 싶어 하다 몰락한 비극의 주인공이다. CEO는 언제든 그렇게 될 수 있다.

나쁜 뉴스의 연장선에서 고립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예전에 일상적으로 찾던 동료들은 더 이상 찾아오지 않는다. 누구나 최고의 자리에 오르면 혼자가 된다. 고립감은 외부 영입보다 내부 승진일 때 더 심하다. 이 책은 이사회와 법률자문위원, 최고재무책임자를 친한 친구로 만들라고 조언한다. CEO가 이사회와 진정한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면 경험과 지혜, 네트워크, 솔직한 피드백처럼 다른 누구에게도 얻을 수 없는 것을 얻게 된다.

믿음직한 조언자의 존재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상대해야 하는 중압감을 완화시켜 준다. 어떤 CEO는 이전의 동료, 멘토 등 ‘키친 캐비닛’ 즉 비공식적인 조언자를 둔다. 약점을 보이기 싫어하는 강한 리더십을 경계하고 모든 정보에 열려 있다는 것을 말이나 행동으로 전달해야 한다. 소통을 위해 노력하다가 고립적인 패턴으로 돌아가는 것은 최악의 수다.

경영진 교체도 변화의 동력을 만드는 묘수다. CEO의 신념과 전략으로 기업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고자 한다면 필수적인 일이다. 책은 이밖에도 취임 전부터 미리 준비하기, 사회적 책임·다양성 관리 등 새로운 경영 이슈를 적극 수용하기, 후계자 기르기, 정체 상태를 느낀다면 과감히 떠나기 등의 조언을 건넨다.

▶‘좋아요’ 성공의 비밀은 뭘까 『유저 프렌들리』

시티라이프

클리프 쿠앙·로버트 패브리칸트 지음 / 정수영 옮김 / 청림출판 펴냄


위대한 기업을 만드는 비밀은 의외로 사용자 친화적 디자인(UX)인 경우가 많다. 구글의 수석 디자이너와, 달버그 디자인 창업자인 두 저자는 “사용자 친화적 알고리즘은 마법과 같다”고 말한다. 1874년에 발명된 쿼티 타자기 자판, 1947년 나온 폴라로이드 즉석카메라, 1950년대의 디즈니랜드, 1997년 탄생한 구글, 2009년 등장한 페이스북 ‘좋아요’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이 책은 루이 15세의 팔걸이의자부터 포드의 자동차 생산 라인, 애플의 시리까지 사용자 친화적 디자인의 흐름을 이해하면, 시대를 초월하여 사랑받는 상품의 비밀을 알 수 있음을 알려준다.

사용자 친화적 디자인은 지금까지 뚜렷하게 발전해왔지만, 여전히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용자가 반길 만한 요소를 넣다 보니 중독을 유도하는 디자인이 만연해진 것도 주목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또한 단순한 버튼 뒤로 복잡한 실상을 숨길수록, 사용자의 능력이 후퇴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처럼 사용자 친화적인 세상에서도 여전히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그 몸부림이 언젠가는 사람을 올바르게 이해하도록 디자인된 세상을 불러올 것이라고 이 책의 저자들은 말한다.

[글 김슬기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48호 (22.10.0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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