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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괴물 보고파” 말기암 꼬마의 소원…괴물분장 1000명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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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캐나다의 한 마을에 사는 말기암 소년(왼쪽 사진 빨간옷)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괴물 분장을 한 1000여명의 낯선 사람들이 모였다./NBC 투데이쇼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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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5살 소년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1000여명의 낯선 사람들이 괴물 분장을 하고 소년의 집앞에 직접 방문한 사연이 전해졌다.

28일(현지시각) 캐나다 CTV 뉴스에 따르면 온타리오주 토론토 인근 해밀턴시에 사는 알렉산드로스 허데이키스(5)는 이달 초 치료가 불가능한 시한부 진단을 받았다.

허데이키스는 생후 10개월 때 중추신경을 손상하는 뇌종양을 확진받아 치료를 받아왔으나 최근 들어 치료 효과가 없었다. 상태가 악화된 허데이키스는 호흡을 위해 기관지에 튜브를 삽관했다.

의료진으로부터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은 허데이키스 부모는 아들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선물하고 싶었다. 허데이키스는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묻는 부모의 질문에 “괴물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허데이키스는 나이아가라 폭포 인근에 있는 유령의 집에 가보고 싶어했다. 하지만 의사들은 장거리 여행이 위험할 수 있다며 집에 머무는 것을 권했다.

허데이키스 부모의 친구 폴라 앤더슨은 이 소식을 듣고 한달 이른 ‘핼러윈(10월31일) 파티’를 열기로 했다. 아이가 ‘유령의 집’에 못가는 대신 괴물을 아이에게 데려다 주기로 한 것이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허데이키스의 사연을 올려 이웃들에게 “48시간 뒤 괴물 복장을 하고 아이의 집을 찾아달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엔 300여명의 네티즌들이 관심을 보였고, ‘괴물’을 모집한 이 친구는 100~150명 정도의 괴물이 나타날 것을 예상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약속 시각인 14일 저녁이 되자 허데이키스 집 앞으로 1000명 가량의 낯선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허데이키스를 위해 마녀, 마법사, 늑대인간, 유령, 해골 등 각양각색 괴물 분장을 하고 등장했다.

허데이키스와 부모는 집 밖에 나와 괴물 무리를 보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 기쁨과 놀라움에 바닥에 주저 앉기도 했다.

허데이키스는 괴물 무리 사이를 지나며 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허데이키스는 이날 모습이 담긴 영상을 매일 돌려보며 기운을 얻고 있다고 한다. 앤더슨은 “아이가 다가올 진짜 핼러윈에도 우리와 함께 있길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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