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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年 1700만명이던 중국 신생아 1000만명으로… 세계 분유업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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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매출 감소로 고전하는 업체들

조선일보

한 여성이 아기를 안고 중국 베이징 시내를 지나고 있다.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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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분유업계가 중국의 출산율 급락에 울상 짓고 있다. 중국은 인도에 이어 세계 둘째로 신생아가 많은 나라인 데다 중산층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오랜 기간 세계 최대 분유 소비 시장으로 군림해왔다.

그런데 비교적 최근까지 1600만~1700만명대를 유지해오던 중국 신생아 수가 2017년 이후 5년 연속 줄었다. 특히 코로나가 시작된 재작년엔 1200만명으로 전년(1465만명) 대비 18% 급감했고, 작년에도 1062만명이 태어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결혼과 출산을 미룬 사람이 많아 올해 신생아는 1000만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이터는 “정확한 통계는 내년에나 나오지만 중국 일부 도시에서 올 상반기 출생 증명서 발급 건수가 두 자릿수 비율로 하락하는 등 신생아 수가 올해도 줄어들 것이란 신호가 잡히고 있다”고 전했다.

출생아 수 감소는 분유업체 실적엔 직격탄이다. 중국 최대 분유업체 페이허는 상반기 매출과 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6%, 22% 줄었고, 중국 3대 분유업체 중 하나인 오스뉴트리아 데어리도 상반기 매출이 15% 감소했다. 이 업체들은 “코로나 봉쇄와 저출산으로 중국 분유 시장 전체 매출이 4% 감소한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신생아 수 감소 여파로 세계 유아용 분유 시장이 앞으로 5년 동안 ‘제로(0)’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다논, 애보트, 에이투밀크 등 글로벌 기업들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생활용품 업체 레킷벤키저는 중국 출산율 감소와 현지 경쟁 심화로 실적이 계속 나빠지자 작년 중국 분유 사업 부문을 투자 회사에 매각했다.

우리나라 역시 저출산 속도가 빨라지며 분유 소비가 급감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는 26만1000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0년 전(47만1000명)과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 수준이다. 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분유 시장 규모는 3200억원으로 5년 전(4705억원)과 비교해 1500억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유가공 업체 관계자는 “분유는 이제 회사 전통과 지향점을 알리는 상징적 제품일 뿐 더 이상 분유 사업에서 큰 성장을 기대하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분유 판매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국내 유가공 업체들은 이미 3~4년 전부터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매일유업은 성인용 단백질 제품과 식물성 우유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공격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3월 독일 제약 회사 프레지니우스카비와 협업해 케어푸드 시장에 진출했고, 롯데푸드는 작년 파스퇴르의 수출용 분유 브랜드인 ‘뉴본’ 할랄 인증을 획득하는 등 이슬람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중국 대신 파키스탄처럼 여전히 출산율이 높은 이슬람 국가에서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것이다. 특수 성분을 담거나 제왕절개로 낳은 신생아를 대상으로 특화하는 등 프리미엄 분유 제품을 늘리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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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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