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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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외교 참사는 엎질러진 물이지만, 제발 경제 참사라도 막아보자”라며 정부·여당에 협치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식과 상임위원회 간사단 연석회의를 연달아 열고 민생 문제를 언급했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 참사 논란에 맞서 민생·경제를 챙기는 야당 대표의 모습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국정감사를 닷새 앞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식에서 “지금 대한민국의 국정이 매우 불안정하다. 현장의 민생 경제도 어렵고, 외교 참사로 인해 국민의 걱정도 매우 크다”라며 소속 의원들에게 “국민의 눈과 귀를 대신해 이번 국감에서 최선을 다해 국정의 잘못됨을 바로잡고 국정이 제대로 가도록 견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도 “대외적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이 심각하게 훼손됐고, 경제나 민생에서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뚜렷한 대책도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며 “국정은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인데, 국민의 삶을 해치는 방향으로 퇴행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외교 참사는 엎질러진 물이지만, 제발 경제 참사라도 막아보자”라고 밝혔다. 정부·여당을 향해서는 “국민의 삶에 여야가 따로 있지 않다. 민주당은 어떤 역할도 감당할 준비가 됐으니 함께 힘을 모아 경제 참사를 막아내고 위기 극복에 나서자”고 협치를 제안했다. 정부에는 가계부채 대책 제시, 한시적 공매도 제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양극화, 불평등을 확대할 정부의 비정한 예산을 바로잡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겠다”며 “경제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다수당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는 최근 윤석열 정부 비판을 자제하고 민생 행보에 집중해왔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순방 중이던 윤 대통령의 비속어 파문을 계기로 정부의 외교 실책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 대표는 당에는 민생 입법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대표가 경제와 민생에 집중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대통령실이 순방 논란에 대응하느라 경제 문제에 소홀하다는 측면을 부각하려는 의도도 있다.

이 대표는 예산 정국을 앞두고 지역 현안도 챙기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를 주재하고 “대구·경북은 저희로서는 동토인데, 어떻게 보면 기회의 고장이기도 하다”라며 “전국 정당화를 통해 재집권의 기초 토대를 닦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서울·인천·강원 예산정책협의회에서는 “서울·인천·강원에서 우리 당이 광역단체장을 맡고 있다가 이번에 역할을 국민의힘에 넘겨주게 됐는데 참 송구스럽고 아쉽다”며 “비록 민주당이 광역단체장을 맡지 못하고 있지만,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국민이 체험하면 다시 우리한테 기회를 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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