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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정부·한은 국채시장 5조원 투입…“시장 신뢰 회복 긍정적이지만 근본적 문제는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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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화면에 코스피, 코스닥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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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한국은행이 국채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5조원을 긴급 투입하기로 한 것에 대해 금융시장에서 “시장 신뢰 회복에는 긍정적이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남아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같은 날 국채 매입 계획을 밝힌 영국 중앙은행(BOE)에 대해서도 비슷한 평가가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기조가 지속하는 한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29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35%포인트 떨어진 연 4.303%에 장을 마쳤다. 채권금리 하락은 채권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전날 3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발표했다. 기획재정부도 2조원 규모의 긴급 국채 바이백(조기상환)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가파른 긴축과 경기 침체 우려에 급등세를 보인 국고채 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지난주에 있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의 여파로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6일에는 연 4.548%까지 올라 12년 11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폭등세를 보인 바 있다.

5조원의 단순매입과 바이백은 국고채 발행 잔액이 930조원가량인 것에 비하면 0.5% 수준이지만 그동안의 안정화 조치들과 비교하면 상당한 규모다. 한국은행의 국고채 단순매입의 규모는 2020년 11조원, 2021년 6조원, 올해 상반기 4조원이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단순매입 규모에 기재부의 바이백까지 합쳐지면 시장에서 총 5조원의 국고채가 흡수되는 것”이라며 “과거에 발표된 안정화 조치들에 비해서 큰 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규모 면에서는 충분한 수준이 아닐 수 있겠지만 한은과 기재부가 공동으로 국채시장 불안에 대해 대응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는 시장의 신뢰 회복으로 연결된다”며 “대외 여건에 따라 휘둘릴 수밖에 없는 시장 상황임을 인정해야겠지만 시장 신뢰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감세 정책 발표 후 ‘영국발 위기론’까지 불거졌던 영국에서도 영국 중앙은행이 국채 매입 계획을 밝혔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중앙은행은 650억 파운드(100조원)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영국은 정부가 450억 파운드 규모의 감세정책을 발표한 여파로 국고채 금리가 급등과 파운드 가치 폭락을 겪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영국 중앙은행의 개입으로 영국발 위기론이 진정되면서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때 1.034달러 선까지 떨어졌던 영국 파운드 가치는 1.07달러까지 오르며 달러 패러티 위기를 모면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8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97%), 나스닥 지수(2.05%) 모두 2% 내외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과 영국 중앙은행의 대응은 긍정적이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하다”며 “중장기적으로 추세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최근 국고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미국 연준의 강한 긴축과 영국 금융시장의 불안 등 외부요인에 있다”며 “연준 위원들은 매파적 발언을 지속하며 9월 FOMC에서의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율 전쟁도 지속된다”며 “영국 중앙은행의 개입으로 달러가 소폭 약세 전환됐지만 향후 달러는 재차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64포인트(0.08%) 오른 2170.93에, 코스닥은 전날보다 1.20포인트(0.18%) 오른 675.07에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0원 떨어진 1438.9원에 마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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