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6 (월)

새 복지시스템 사전점검서 '긴급복지' 36% 오류…알고도 개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규홍 후보자 "조치 완료"라지만…불편 호소 여전

1천200억 들여 만들었는데 오류 신고만 6만여건…"명확한 해결책 제시해야"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지난 6일 개통 직후 오류가 발생한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이 마지막 사전점검에서도 대량 결함을 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급성이 있는 긴급복지 업무의 경우에도 오류 비율이 30%가 넘는 상태였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알면서도 일부만 개선한 채 일정대로 시스템을 개통, 결국 현장 혼란을 자초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29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시험운영 결과서에 따르면 차세대 시스템 개통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8∼18일 행복이음(중앙·지자체 공무원용), 희망이음(사회서비스제공기관용) 시험운영 결과 2천819건의 결함이 발견됐다.

시스템 구축 주체인 LG CNS 컨소시엄은 이중 84.7%인 1천235건의 결함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가장 많은 결함이 발견된 '공통기능'(304건) 업무처리는 292건(96.1%)이 처리완료됐고 '의료급여'(102건)의 오류는 100% 개선됐다.

그러나 오히려 필수적이거나 시급성이 높은 업무의 경우 결함이 제대로 개선되지 않았다.

실직, 휴·폐업 등으로 갑작스러운 위기에 처한 가구에 생계비를 지원하는 '긴급복지'의 경우 25건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24건의 업무처리에 결함이 발견됐는데, 이중 15건(62.5%)만 개선되고 9건은 '미처리' 상태로 남았다.

'바우처'의 경우에도 결함 87건 중 63건(72.4%)만 해결됐고 '시설 및 법인' 업무는 26건 중 4건(15.4%)만 개선됐다.

이 시험운영은 개통 전 마지막으로 실시된 사전점검이었으며 개통일 1주일 전인 8월 29일에 보건복지부에 보고됐지만 개통은 일정대로 진행됐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 추진단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시스템이 전환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오류는 불가피하고, 어떤 오류는 실제 이용자의 사용 과정에서 안정화된다"고 말했다.

오류가 일어날 것을 예상하면서도 이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일정대로 개통을 진행한 것이다.

연합뉴스


예산 1천200억원을 들여 전국의 복지 공무원과 사회복지시설이 사용하는 시스템 전체를 바꾸는 대규모 사업이었지만 이같은 상황은 복지부 1차관으로 장관 직무대행을 맡은 조규홍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게는 보고조차 되지 않았다.

복지부는 대부분의 오류가 해결됐고, 일부 오류로 인해 업무 처리가 지연될 경우에는 선제 지급도 가능하도록 안내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계속해서 오류가 발생하고 있고, 시스템 이용이 불가능해 각종 연계 정보를 확인할 수 없어 업무가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회보장정보원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럴 바에는 (기존) 사회복지시설정보시스템이라도 다시 열어서 업무를 볼 수 있게 해달라" "어르신들에게 민원받다가 스트레스로 위궤양에 걸려 입원했다가 퇴원했는데 아직도 시스템이 안 된다" "땜질식으로 정비하지 말고 정확한 일정을 알려달라"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시스템 개통일인 지난 6일부터 22일까지 접수된 오류 신고는 6만1천401건에 달한다.

chomj@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