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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윤 대통령·펠로시 통화 직전 ‘IRA 내용’ 대통령실에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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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 대사관, 3급 기밀로

윤 대통령에 보고 여부 확인 안 돼

주미 한국대사관이 지난 8월4일 윤석열 대통령과 방한 중이던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통화하기 직전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핵심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보고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8월4일은 IRA 법안이 미 의회를 통과하기 전이었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주미 한국대사관은 지난 8월4일 오전 IRA 주요 쟁점을 담은 보고서를 대통령실,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에 전달했다. 3급 기밀로 지정된 보고서에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자동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한국을 방문 중이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8월3일 오후 9시26분쯤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했고, 8월4일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동했다.

당시 여름휴가 중이었던 윤 대통령은 8월3일 오후 연극을 관람하고, 연극배우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8월4일 오후 2시30분부터 40분간 펠로시 의장과 통화를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통화 후 브리핑에서 “외교 이슈, 국방 이슈, 기술협력 이슈, 여성 이슈 등에 대해서 꽤 구체적으로 장시간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주미 한국대사관의 보고서가 윤 대통령에게 보고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IRA 통과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대응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지난 7월27일(현지시간) 공개돼 8월7일과 12일 각각 상원과 하원을 통과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8월16일 서명하면서 법안이 발효됐다.

대통령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우리 정부가 ‘우리 측 우려를 전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식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또 “IRA에 대해 정부는 가용 가능한 모든 외교, 통상 채널을 가동하여 다각도로 조치하고 있다”며 “오늘 방한한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 윤석열 대통령의 IRA 우려에 ‘한국 측의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잘 챙겨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펠로시 의장과의 통화 상세 내용은 외교 관례상 확인해 드리기 어려우나, 방한 당시에는 미 상원에서 IRA 법안이 막 논의되기 시작한 단계여서 미국 측과 구체적인 논의를 하기 어려웠던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유설희·김윤나영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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