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대잠전 훈련에 참가한 전력들이 지난달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아래부터 위쪽 방향으로, 미국 이지스구축함 벤폴드함(DDG), 한국 구축함 문무대왕함(DDH-II), 미국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 일본 구축함 아사히함(DD), 미국 순양함 첸슬러스빌함(CG). 대열 제일 앞쪽은 미국 원자력추진 잠수함 아나폴리스함(SSN). 해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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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일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다. 전날 동해상에서 진행된 한미일 3국 연합 대잠수함 훈련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 한미 해군 해상 연합훈련 등 최근 한미의 대북 메시지를 겨냥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공교롭게도 북한이 이번주 들어 4번째로 미사일을 발사한 이날은 국군의 날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45분쯤부터 7시 03분쯤까지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쐈다. 합참은 "(북한) SRBM의 비행거리는 350여km, 고도는 30여km, 속도는 약 마하 6으로 탐지하였으며,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의 SRBM 발사 직후 김승겸 합참의장과 폴 러캐머라 연합사령관은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했다"며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전날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독도 인근 동해 공해상에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에 대응한 3국 연합 대잠수함 훈련을 진행한 것에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또 지난달 29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방한해 판문점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은) 북한이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는 세상을 원한다”며 "(북핵ㆍ탄도미사일이) 이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한미 양국의 공동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강조한 것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합참은 "최근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이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하여 한미간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1발을, 28일에 평양 순안 일대에서 SRBM 2발을, 29일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SRBM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데 이어 이날까지 일주일 새 4번째, 총 7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앞선 미사일은 함경북도 화대군 알섬을 표적으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관련 내용을 즉시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또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NSC 상임위원들은 북한이 지속적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것을 강력히 규탄하고, 미국 및 우방국, 국제사회와 함께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또 국군의 날을 포함하여 지난 1주일 동안 북한이 네 차례에 걸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 간격이 짧아지고 여러 장소에서 발사하고 있음에 주목하고, 북한이 경제난과 방역 위기로 민생이 위중한데도 도발에만 집중하고 있는 행태를 개탄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아울러, 국군의 날을 계기로 우리 군과 한미동맹의 연합방위 능력과 의지를 시현하고,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적이고 실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굳건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긴급 NSC 상임위원회에는 김 실장을 비롯, 박진 외교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김 합참의장 등이 참석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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