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수리남’ 국경 총격전은 어딜까? ①브라질 ②제주 ③하와이 ④수리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보는 재미 더하는 영화 ‘수리남’ 속 비밀들

한겨레

‘수리남’ 브라질 국경 총격전 장면은 어딜까? 1. 브라질 2.수리남 3.제주 4.하와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제주 서귀포의 한 카페. 요즘 이곳이 드라마 팬들의 새로운 ‘성지 순례’ 장소로 떠올랐다. 지난 9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에서 극 중 마약왕 전요환(황정민)의 저택으로 나온 곳이다. 외부 대문부터 현관까지 쭉 뻗은 길, 그 길 따라 펼쳐진 야자수에 남미의 향이 가득하다. <수리남>은 마약 대부와 그를 잡으려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남미 수리남이 주요 배경이고, 전요환의 저택은 사건을 도모하는 공간으로 자주 등장한다. 특히 극중에서 국정원 비밀작전에 투입된 민간인 강인구(하정우)가 전요환과 함께 지내게 되면서부터는, 카메라가 주차장 등 저택 구석구석도 비춘다.

장소 투어 스탬프 하나 더 찍고 싶었을 ‘성지 순례자’들은 애초 <수리남> 속 장소는 찾아갈 엄두를 못 냈다. 남미에 있는 수리남이란 나라가 낯설었기 때문이다. ‘전요환의 저택이 제주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이들이 발 빠르게 움직인 이유다. 전요환의 저택으로 사용된 제주 카페의 한 관리자는 지난 2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수리남>이 공개된 뒤 찾아오는 손님이 두 배는 늘었다”고 말했다. <수리남>이 공개된 지 28일 기준으로 19일째다. 이 카페 관리자는 “타지에서 온 손님이 대다수다. <수리남> 득을 크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은 작품 공개 전 기자들과 함께한 공동 인터뷰에서 “가족과 제주에 왔을 때 이 카페를 보는 순간 남미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겨레

‘수리남’ 전요환 저택은 제주에 있다. 수영장은 어디에 있을까? 1.제주 2.수리남 3.용인 4.전주 4.이탈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해외 로케이션이 일상화된 요즘에 전요환의 저택은 왜 제주에 있을까. <수리남>은 제작 당시 코로나19 팬더믹으로 국외 촬영이 보류됐다. 제작진이 다른 대체지를 찾아 나선 이유다. 수리남 공항 등 필요한 장면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두 달간 촬영하고, 그 외 모든 장면은 국내에서 촬영하면서 국외 느낌을 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수리남 대통령궁과 홍어 공장, 교도소, 수리남 공항, 바닷가 앞 야외 식당, 강인구와 전요환의 호숫가 싸움 등을 촬영했다. 수리남 대통령궁은 도미니카공화국 수도인 산토도밍고에 있는 실제 대통령궁이고, 교도소는 실제 도미니카공화국에 위치한 교도소라고 한다.

한겨레

‘수리남’ 홍어 공장은 어디에 있을까. 1.도미니카공화국 2.인천 3.부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리남> 제작진은 국내 촬영이 더 힘들었다고 한다. 국내에서 남미를 표현해야 했기 때문이다. 전요환의 저택 중에서 수영장은 전주 야외 세트장에 땅을 파내며 제작진이 직접 만들었다. 차이나타운도 5개월에 걸쳐 전주 오픈 세트장에 지었다. 윤종빈 감독은 “브라질 국경에서 총격전 하는 장면이 가장 걱정이었다”고 말했다. 이 장면의 답도 제주에서 찾았다. “제주에 야자수를 키워서 파는 야자수 농장이 있었다. 그 농장에 길을 내고 넓히고 열대 식물을 재배하면 남미처럼 꾸밀 수 있을 것 같았다.” 야자수 위치를 옮겨 심고, 부족한 건 시지(CG·컴퓨터그래픽)로 그려 넣고, 다른 식물들을 직접 재배해 푸릇푸릇한 느낌을 더하며 촬영에 활용했다.

출연자 섭외 문제는 국내에서나 국외에서나 다르지 않았다. 강인구가 마약 사범으로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들어간 장면에는 비밀이 숨어있다. 도미니카공화국 허가 아래 그곳에 수감된 실제 재소자들을 출연시킨 것이다. 윤종빈 감독은 “모범수 200여명을 동원해 촬영했다. 인건비로 영치금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강인구가 처음 교도소에 들어갈 때 재소자들이 환호성과 야유를 보내는데, 그 장면은 연출이 아니라 실제 그들이 한 행동이라고 한다.

한겨레

‘수리남’ 강인구가 마약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들어가는 장면. 이 장면에서 숨겨진 비밀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외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지만 국내에서 주로 촬영된 작품은 또 있다.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헌트> 배경은 한국, 미국, 일본, 태국 4개국을 넘나드는데, 실은 그 4개국이 모두 ‘한나라’다. 미국은 서울 여의도, 일본은 부산, 태국은 고성. 1983년 대통령 암살 시도가 벌어진 미국 워싱턴 디시(DC)의 한 호텔은 서울 여의도에 있고, 태국의 한 묘역처럼 묘사된 장면은 강원도 고성 화암사 인근 유휴지에 마련한 세트장에서 촬영했다.

대규모 도심 총격전이 벌어지는 1983년 일본 도쿄 거리는 부산 동구 초량동 골목에 꾸몄다. 여러 나라의 과거를 표현해야 해서 세 나라에 적합한 장소를 찾는 데만 10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모두 17개 지역 200여 곳이 카메라에 담겼다.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2>는 현지 답사를 5번이나 하고 촬영을 사흘 앞두고 베트남에서 철수했다. 결국 광주, 경기 평택, 대전 등에 베트남 거리를 구현했다. 최소 인원이 베트남에 가서 합성에 필요한 공간을 담아 컴퓨터그래픽으로 장면에 활용했다고 한다.

한겨레

영화 ‘헌트’에서는 부산 초량동 골목을 1983년 일본 도쿄 거리로 꾸몄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종빈 감독은 “남미가 아닌데 남미처럼 꾸며야 했을 때는 눈물이 나려고 하더라. 관객들이 받아들여 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해외 로케이션이 무산되면서 제작진은 힘들었겠지만, 시청자와 관객 입장에서는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새로운 성지 순례지가 생긴 것이다. 블로그들을 보면, 전요환 저택의 진짜 장소를 알리는 누리꾼들의 글이 꾸준히 올라온다. <범죄도시2> 속 장소를 순례한 글을 올려놓은 누리꾼도 있다. 광주의 주택가 골목과 병원 장례식장 등을 드라마 속 공간과 비교해 설명해 놨다. 일상적인 장소가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특별한 공간이 됐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남다른 시각, <한겨레> 네이버 뉴스 구독
▶▶아침을 바꾸는 습관 H:730▶▶한겨레의 ‘벗’이 되어주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