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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미사일 발사 발표 않던 북, ‘외무성 공보문’ 왜 내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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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9월30일 오전, 동해 공해상에서 한·미·일 대잠 훈련 참가 군함들이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오른쪽 앞부터 미 원자력추진 잠수함 아나폴리스함(SSN), 미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 한국 구축함 문무대왕함(DDH-II), 일본 구축함 아사히함(DD), 미 이지스구축함 벤폴드함(DDG), 미 순양함 첸슬러스빌함(CG). 해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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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은 6일 “미국이 조선반도 수역에 항공모함타격집단을 다시 끌어들여 정세안정에 엄중한 위협을 조성하고 있는데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새벽 <조선중앙통신>으로 발표한 ‘공보문’을 통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은 미국과 일부 추종국가들이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한’미연합훈련들에 대한 우리 군대의 응당한 대응행동조치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부당하게 끌고간데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최근 열흘 사이 5차례나 탄도미사일을 발사(9월25·28·29일, 10월1·4일)하고도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던 북쪽이 이런 내용의 ‘외무성 공보문’을 내놓은 건, 앞으로 있을 수 있는 ‘더 강한’ 군사 행동의 명분 쌓기이자 미국 등을 향한 ‘외교적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무성 공보문은 최근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를 “‘한’미연합훈련들에 대한 우리 군대의 응당한 대응행동조치”라고 규정했다. ‘미사일 발사’를 직접 언급하지 않은 간접 화법 방식의 외교적 수사다.

앞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주요 매체는 지난 4월16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현장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했다고 보도한 뒤로 지금껏 탄도미사일 발사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여섯달째 ‘미사일 발사+미보도’ 결합 기조의 지속이다. 4월 이후 이런 침묵 기조를 깬 유일한 예외는, 윤석열 대통령이 8·15 경축사로 밝힌 ‘담대한 구상’을 “동족 대결의 산물로 버림받은 ‘비핵·개방·3000’의 복사판”이라 비난·거부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의 담화(8월19일)에서 8월17일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곳이 남쪽 합동참모본부가 추정한 “평남 온천”이 아닌 “평남 안주시 ‘금성다리’”라고 빈정된 정도다.

이런 최근의 추세에 비춰 이번 외무성 공보문 발표는 주목해야 할 ‘변화’이자 ‘징후’다. 외무성 공보문은 유엔 안보리를 “강력히 규탄”하고 레이건함의 한반도 해역 재진입을 “엄중한 위협”으로 규정한 두 개의 문장만으로 이뤄진 짧은 발표다. 북한 특유의 막말이나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언급은 없다. ‘수위 조절’로 볼 수 있다. 외무성 공보문은 일반 인민이 접할 수 있는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날 “오전 6시1분께부터 6시23분께까지 북한 평양 삼석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외무성 공보문’이 “주시한다”고 적시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 10만3000t급)이 한반도 수역으로 다시 출동하는 데 대한 첫 공개 반발이다. 레이건함은 최근 한·미 연합훈련(9월26~29일)과 한·미·일 대잠 훈련(9월30일)을 마치고 한반도 해역을 떠났다가 지난 4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뒤 뱃머리를 돌려 한반도로 향하고 있다. 레이건함은 동해 공해로 다시 들어와 6일부터 한·미·일 연합훈련을 벌일 예정이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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