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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략자산 전개 무시하듯 미사일 쏜 北…한·미·일은 방어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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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view] 괌보다 멀리 쐈다, 북한 또 미사일 도발


북한이 6일 아침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이 떠 있는 동해를 향해 또다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두 발을 쐈다. 이날 오후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정한 한ㆍ미ㆍ일 미사일 방어훈련이 예정된 상황에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등 확장억제 전략을 무력화하기 위한 의도란 풀이가 나온다. 특히 이번엔 서로 다른 성격의 미사일을 섞어 쏘면서 지상과 해상에서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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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6일 아침 평양 삼석구역 일대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이중 한 발은 '항모 킬러'로 개발 중인 극초음속미사일일 수도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11일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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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지난달 25일부터 여섯 차례 발사한 탄도미사일들이 모두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돼 우려가 깊어진다. 북한이 7차 핵실험까지 강행할 경우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강’ 국면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전망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평양 삼석구역 일대에서 6일 오전 6시 1분부터 22분 간격으로 SRBM 두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두 미사일 모두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북동쪽으로 발사돼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항모 킬러' 쐈을 수도"



그런데 이번에 북한이 쏜 두 미사일은 비행 특성이 서로 달랐다. 한ㆍ미 군 당국은 첫 발의 경우 비행거리를 약 350㎞, 고도는 약 80㎞, 속도는 마하 5(음속의 5배)로 탐지했다. 반면 뒤이어 발사한 두 번째 미사일은 약 60㎞ 고도로 약 800㎞를 날아갔다. 속도는 마하 6이었다.

전문가들은 첫 발의 경우 초대형 방사포(방사포는 다연장 로켓의 북한식 표현) 또는 ‘북한판 에이태큼스’로 불리는 KN-24 지대지미사일로 추정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도 SRBM으로 분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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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하마다 야스카즈(浜田靖一) 일본 방위상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두 번째 미사일은 변칙 궤도로 비행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이같은 일본 발표를 토대로 “사거리ㆍ고도 등 비행궤적 특성만으로 볼 때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으로 추정하지만, 극초음속미사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두 미사일 모두 변칙 비행을 하기 때문에 현재 한ㆍ미 함정들의 탄도미사일 요격 체계로는 방어하기 어렵다. 특히 극초음속미사일은 ‘항모 킬러’로 개발 중인 만큼 미 핵항모를 겨냥한 시위용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북한이 두 미사일을 섞어 쏜 의도와 관련해 “지상의 군사시설과 해상의 함정을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하는 공격력을 과시한 것”으로 분석한다. 수백 대의 TEL이 이동하면서 무차별 공격을 하면 한·미가 정보자산으로 탐지하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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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4월 25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기동형 재진입체(MARV) 형태의 극초음속 미사일. 북한은 지난 1월 이 미사일을 두 차례 시험 발사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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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발사 장소도 주목된다. 북한이 주로 미사일을 쏘는 평양 근교의 순안공항이 아닌 삼석구역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명령을 내리면 평양 어디서든 곧바로 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6일 만에 3국 함정 다시 모여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 속에 한ㆍ미ㆍ일은 이날 오후 2시쯤부터 동해 공해상에서 미사일 방어훈련에 돌입했다. 한ㆍ미ㆍ일 함정 간 연합훈련은 지난달 30일 대잠수함전 훈련 이후 6일 만이다. 이렇게 자주 모이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이번 훈련에 앞서 미 7함대 소속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함(CVN 76) 등 항모강습단은 태평양에서 훈련하다가 전날 동해로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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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한·미·일 이지스 구축함들이 동해 공해상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응한 미사일 방어훈련을 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3국 함정들이 동해 공해상에서 대잠수함전 훈련을 할 때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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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훈련은 한ㆍ미ㆍ일 3국의 이지스 구축함들이 북한 탄도미사일로 가정한 표적의 정보를 공유하면서 탐지ㆍ추적해 요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군 관계자는 “실제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진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형태로 요격 절차를 숙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군의 세종대왕함(DDG 991)과 미 해군의 벤폴드함(DDG 65), 일본 해상자위대의 초카이함(DDG 176) 등 이지스 구축함 3척이 훈련에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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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신범철 국방부 차관(오른쪽에서 다섯 째)이 미국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앤드루스 합동기지를 방문해 미국의 확장억제 담당 인사들과 B-52 전략폭격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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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 해군 항모강습단이 훈련하는 해상에 거듭 미사일을 쏘자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까지 북한은 미국이 항모나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보내면 상황을 지켜보며 도발을 자제해왔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자신들이 완성한 핵무력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자신감을 토대로 각종 미사일로 한국, 일본, 괌 등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거점 기지들을 모두 타격할 수 있다는 엄청난 위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자산은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근간인데, 북한은 확장억제 공약의 신뢰성을 믿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철재ㆍ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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