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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주목받는 블록체인 기술

디지털 전환 시대의 개인 정보 보호와 블록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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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중기·벤처팀 ] [선원 증명서 블록체인으로 관리한다]

얼마 전 종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가 있다. 최근 이 드라마가 전 세계 넷플릭스 드라마 부문 1위를 탈환했다는 소식도 들려 한국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 참으로 한류 드라마의 힘은 대단한 것 같다. 이 드라마 마지막회에서는 개인 정보 문제를 다루는 내용이 있었는데, 이 또한 항간의 소문을 타고 여러 IT 회사가 회원 정보 관리에 비상을 걸었다고 한다. 참으로 '이상한' 드라마다. IT업에 인연을 맺은 필자는 긍정적이며 중요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머니투데이

박용범 단국대학교 교수


이 회원 정보를 생각하면 참 '이상한' 일들이 많다. IT 기술이 우리 생활에 들어오면서 우리는 언젠가부터 회원이라는 이름하에 여러 회사에 개인 정보를 맡기고 산다. 필자가 대학을 다닐 때만 해도 국가 또는 공공조직 외에 개인 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었는데, 이제는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 업체가 우리의 개인 정보를 가지고 있다. 물론 그때도 서비스를 받기 위해 신분증을 보여주곤 했다. 특히 대학 입학 후 술집에 처음 갔을 때 나이 확인을 위해 신분증을 보여준 기억은 생생하다. ('엽기적인 그녀'라는 영화에서 주민등록증을 뽐내며 들어가는 차태현씨 전지현씨의 연기는 지금도 명장면이다)

즉 정보 확인은 해도 개별 업체에서 정보를 보관해야 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우리의 신분을 확실히 보장해 줄 수 있는 디지털 신분증이 나온다면 우리의 개인 정보를 인터넷 업체 등에서 보관하는 일을 확실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온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을 막을 수 있다.

우리는 이미 그러한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이제 막 보편화를 앞두고 있다. 자동차 운전면허나 디지털 주민등록증 등이 디지털 신분증으로 변화하고 있다. 가까운 구현 모델은 해양수산부 선원 자격 증명이 있다. 2021년 11월 해양수산부에서 발간한 통계 연보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우리나라 선박에 고용된 선원의 수는 5만7810명, 선원수첩 소지자는 9만6951명, 해기사(海技士) 면허 소지자는 15만3914명이다.(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에도 불구하고 해양수산 종사자의 고령화 및 디지털화의 인식 저하로 관련 업무의 디지털 전환이 상대적으로 지연돼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선원 자격 증명에는 교육 훈련 이수 여부, 취득 자격, 능력 인증 등 중요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외 다양한 규제와 절차에 활용되고 있어 관리가 중요하다. 그러나 선원은 30종 이상의 종이증명서를 각각 출력물로 보관해야 하여 유실과 개인 정보 유출로 이어진다. 또한 선사는 이력 내용을 수기로 기록해 위변조 가능성이 있다.

종이 서류를 통해 관리되는 현 선원 증명서 제도의 디지털 전환으로 개인 정보 유출 사고 등의 문제를 원천 봉쇄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 선원 자격 증명 시스템에서는 여권형인 선원수첩과 종이 증서인 해기사(海技士) 면허증을 블록체인 기반 분산신원인증(DID) 기술로 모바일화 하는 방안을 구현했다. 증명서 휴대·보관의 편의를 향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선원 자격의 진위와 유효성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NFT, P2E(Play to Earn), DID 기반 서비스의 등장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점점 일상이 되고 있는 시점에 공공 분야도 블록체인 기술로 신뢰 강화, 효율성 제고, 비대면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모바일 선원 자격증명을 통해 선원의 경우 증명서를 모바일 전자지갑에 간편히 보관할 수 있게 된다. 선사는 현재 선박에 보관하고 수기로 기록하는 선원명부 등을 온라인에 보관하고 실시간 업데이트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긴 것이다. 해양경찰 등 검증 기관은 선박에 비치된 서류를 근거로 검사하고 있는데, 신뢰성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검증 앱(애플리케이션)으로 실시간 점검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주관한 '2022년 블록체인 시범·확산 사업' 중 해양수산부의 '모바일 선원 자격 증명 서비스 구축' 사업으로 만들어진 본 선원 자격 증명 시스템은 미래 우리의 개인 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모델이어서 주목받는다. 해양수산부는 2024년까지 국제표준화 사업을 통해 선원자격증명의 해외 연계를 추진하는 한편, 선원자격증명 서비스 이용자를 1만4500명 수준으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이러한 기술의 확산으로 한류 드라마를 넘어 한류 IT를 기원해 본다.

박용범 단국대학교 교수

중기·벤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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