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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北김정은, 도발과 민생의 변주곡…한손엔 핵, 다른 손엔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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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일인 10일 함경남도 함주군 연포지구의 대규모 남새(채소)생산기지인 연포온실농장 준공식에 참석해 몸소 준공 테이프를 끊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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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일인 10일 평양 내 정치행사가 아닌 지방 민생행보를 펼치며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11일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전날 함경남도 함주군의 연포온실농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직전까지 한·미·일을 겨냥한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을 지휘했던 그가 이번엔 지방의 온실농장을 방문해 겨울철 주민들의 먹거리 문제를 챙긴 것이다.

김 위원장이 당 창건일에 평양을 비우고 지방 일정을 소화한 것은 2012년 집권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이날 김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농장에서 "함흥시의 노동계급과 과학자들, 함경남도 인민들에게 사철 신선한 남새(채소)를 정상적으로 공급할수 있게 됐다고 기쁨을 금치 못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불과 몇 달 동안에 대농장 지구를 눈 앞의 현실로 펼쳐놓은 것은 오직 우리 인민군대 만이 창조할수 있는 기적 중의 기적"이라며 건설작업에 투입됐던 군을 칭찬했다. 또 "연포온실농장과 같은 대규모 온실농장을 각 도에 건설하고 남새 생산의 현대화, 집약화, 공업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이 농장의 착공식에 참석해 '당 창건일인 10월 10일까지 공사를 마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그는 건설작업을 맡은 군이 공사기간을 맞춰 지시를 잘 이행해내자 거듭 만족감을 표시하며 관계자들을 치하했다. 그는 건설에 동원됐던 부대 지휘관들을 가까이로 불러 기념사진을 찍었다. 특히 김명식 해군사령관과는 모자를 바꿔쓰고 사진을 찍으며 스스럼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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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일인 10일 함경남도 함주군 연포지구의 대규모 남새(채소)생산기지인 연포온실농장 준공식에 참석해 몸소 준공 테이프를 끊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김명식 해군사령관과 모자를 바꿔 쓰고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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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준공된 연포온실농장은 공군기지로 쓰였던 연포비행장 부지에 약 277만㎡ 규모로 들어선 대농장 단지다. 연포비행장은 지난 1983년 당시 북한 공군 소속 이웅평 소좌(한국군의 소령에 해당)가 훈련 도중 미그(MiG) 전투기를 몰고 귀순했을 때 출발했던 기지로도 알려졌다. 북측은 이곳을 개조해 수경·토양 온실 850여 동과 1000여 채의 주택, 학교, 문화회관, 생활편의 시설 등을 건설했다.

앞서 북한은 연포비행장을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신형 초대형방사포(KN-25) 등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활용하기도 했다. 이같은 군사적 요충지를 온실농장으로 바꾼 것은 열악한 식량사정을 방증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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