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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단독] 경찰 'n번방' 이후 지난해 피해자 보호할 주민번호변경 긴급처리 요청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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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2019년 30건→2021년 0건 급감

경찰 등 기관 요청시 1.6개월 내 기한 단축

전문가 "주민번호 변경, 여성범죄 예방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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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A양은 최근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뉴스를 본 뒤 밤잠을 설치고 있다.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전 남친이 자신의 신분증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해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이 불현듯 떠올랐기 때문이다. A씨는 전 남친이 출소 후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악용해 자신을 찾아올 것 같아 불안해졌다.

경찰이 ‘n번방’ 사건 이후 성범죄 등 급박한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실시하는 주민등록번호 변경 긴급처리 요청을 한 차례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스토킹 범죄 및 가정폭력 등 여성 대상 범죄의 경우 향후 생명?신체에 대한 침해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만큼 경찰이 주민등록번호 변경 긴급처리 요청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행정안전부 주민등록변경위원회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연도별 요청 주체별 긴급처리 안건 처리현황 가운데 경찰이 지난해 요청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2018년 20건에서 2019년 30건으로 증가했던 경찰의 긴급처리 요청 건수는 2020년 6건으로 급감하는 등 최근 감소 추세다. 2018년과 2019년에 긴급처리 요청이 많았던 것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n번방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건은 2018년 하반기부터 2020년 3월까지 가해자들이 텔레그램을 통해 피해자들의 성착취 사진 등을 유포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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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주민등록변경 처리기한은 90일이지만 성범죄 등 사안의 심각성이 있을 때는 1~1.6개월 내로 기간이 단축된다. 주민등록번호 유출로 생명·신체, 재산 등에 피해를 봤거나, 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 피해자처럼 주민등록번호 유출로 피해를 볼 우려가 있는 경우 주소지 읍·면·동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주민등록번호 뒤의 6자리를 변경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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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경찰이 긴급처리 안건 요청에 대한 의무는 없지만 최근 성범죄가 강력범죄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피해자 보호를 위해 긴급처리 요청 제도도 적극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인 변경 절차는 신청인이 온라인이나 읍·면·동 주민센터에 신청을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위원회는 경찰·지자체 등 유관기관의 긴급 협조 공문 요청 등 시급성이 인정될 경우 처리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실제 위원회는 경찰·지자체 등 관계기관 긴급요청 시에는 즉시 담당조사관을 배정하는 등 변경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주민등록번호 변경 긴급처리 요청이 의무사항이 아닌 만큼 일선 현장에서 제도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황선필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 심사지원과 사무관은 “경찰 등 관계기관 요청이 들어오는 사안이 급박한 신청은 현행과 같이 30일 이내로 결정하여 신속한 권리구제를 지원할 계획”이리고 밝혔다. 한편 성범죄와 보이스피싱 등 주민등록번호를 악용한 범죄가 급증하면서 변경신청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주민등록변경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560건이었던 변경 신청 건수는 2019년 641건, 2020년 1127건, 2021년 1344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올해 7월말 기준으로도 751건으로 신청 건수는 1000건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박우인 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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