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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이런 막말 국회…"혀 깨물고 죽으라니" vs "잘 된 발언이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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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해마다 정책국감을 표방하고 있지만 올해 국정감사도 어김 없이 막말과 고성, 민생과는 동떨어진 정쟁으로 얼룩지는 모양새다.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국정감사에서는 정청래 과방위원장과 권 의원이 충돌했다.

시작은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의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 대한 국정감사 질의였다. 박 의원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을 향해 "막장방송을 이끄는 행동대장이 바로 박성제 MBC 사장"이라며 "초록이 동색이라고, 동종교배라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박 사장 해임결의안이 방문진에 제출됐으나 부결된 점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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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정청래 과방위원장(왼쪽)과 대화하는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오른쪽).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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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위원장은 이에 "자제해달라"며 지난 7일 과방위에서 논란이 됐던 권 의원의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발언을 예로 들었다. 정 위원장은 "MBC가 민주당 방송이라는데 TV조선이나 채널A가 '국민의힘 기관방송' 이라면 좋겠냐"며 "동종교배, 이런 말씀 하시는데 이런 건 자제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권성동 의원님도 며칠 전에 곤혹 치르셨지 않나.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러자 권 의원이 발끈하며 "가르치려 들지 말고 사회 잘 보시라"고 고성으로 맞받았다. 이에 정 위원장은 "잘못하면 가르칠 수도 있죠. 혀 깨물고 죽으라는 게 잘 된 발언이에요"라고 소리쳤고 권 의원은 다시 "잘된 발언입니다, 왜"라고 말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정 위원장은 "분란이 있는, 오해의 소지 발언은 가급적 자제하고, 끼어들기 하지 말고, 또 인신공격·모욕성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고 국회법 146조에 나온 것을 읽어드리면서 참조하라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장내 정리에 나섰다.

이후 분위기는 누그러졌으나 국감장 밖에서 권 의원의 '혀 깨물고 죽지' 발언에 대한 공방은 계속됐다.

이날 민주당과 정의당은 국회 윤리특위에 권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제출했다. 류호정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권 의원이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게 한 발언은 명백한 폭언이자 인신공격"이라며 "피감기관장 개인에 대한 모욕을 넘어 국회의 명예와 권위마저 모독한 '국회 폭력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정의당을 비롯한 야당은 권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으나 끝까지 거부하고 있다"며 "심지어 오늘 국정감사장에서는 '잘 된 발언'이라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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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정의당 원내대변인이 13일 국회 의안과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권 의원도 지지 않았다. 그는 이날 징계요구서 제출에 대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재인 정부는 퇴임을 불과 석 달 앞두고 탈핵운동가 김제남을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 임명했다"며 "민주당은 이런 기가 막힌 인사농단의 죄악을 저의 징계로 가려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형수욕설, SNS 폭언, 범죄에 대한 거짓말 등을 일삼고 있는, 구업의 화신을 당 대표로 선출한 민주당이 '폭언'을 운운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이해찬 당시 당대표는 기자를 노려보며 '나쁜자식'이라고 막말을 했다. 왜 이들은 윤리위로 가지 않았나"고 항의했다. 마지막으로 "이런 코미디는 우스운 것이지 두려운 것이 아니다. 저를 징계하시라"고 적었다.

[우제윤 기자 /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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