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1 (일)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심부전, 철 결핍 동반 … 철분제 정맥 투여하면 증상 개선에 도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인터뷰 강석민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장

중앙일보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 강석민 병원장은 “철 결핍은 심부전 증상을 악화해 재입원율을 높이고 환자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심부전은 심장 질환의 종착역으로 불린다. 심장 기능이 떨어져 전신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특히 심부전 환자는 철 결핍과 빈혈을 흔히 동반한다. 철분이 부족하면 심부전 증상이 악화해 재입원율을 증가시키는 데다 운동 능력이 감소하고 피로감이 높아져 삶의 질이 뚝 떨어진다. 이에 대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강석민(대한심부전학회장)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장에게 철 결핍의 치료법을 물었다.

Q : -심부전은 어떤 질환인가.

A : “심부전은 심장 고유의 펌프 기능에 문제가 생겨 전신에 혈액 공급이 잘 안 되는 경우다. 그러면 신체 곳곳에 이상 징후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피로감을 잘 느끼고 뇌로 혈액이 잘 돌지 못해 불면증이 생기거나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식이다. 특히 폐나 다리, 복강, 장 등에 혈액이 고여 몸이 붓고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난다.”

Q : -국내 환자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A : “2020년 발간한 대한심부전학회 팩트시트에 따르면 심부전의 유병률은 2002년 0.77%에서 2018년 2.24%로 증가세였다. 2018년 기준, 심부전 환자는 약 116만 명으로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많은 경향을 보였다. 특히 65세 넘어서부터 심부전 발생이 급격하게 늘어난다. 고령 인구의 증가로 환자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고혈압, 당뇨병, 만성 콩팥병, 부정맥 등 심부전을 유발할 수 있는 선행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많아지는 것도 유병률 증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Q : -심부전 환자는 동반 질환이 많은가.

A : “고령 환자의 경우 뇌경색이나 고혈압, 당뇨병, 만성 콩팥병, 만성 퇴행성 관절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심부전 환자를 치료하는 데 다양한 진료과와 협업하는 다학제 진료를 중요시하는 이유다. 또 고령 환자는 복용약이 다양해 약제가 중복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며 영양 상태 관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철 결핍과 빈혈도 흔히 나타난다.”

Q : -철 결핍과 빈혈은 왜 발생하나.

A : “심부전 환자의 절반 이상이 철 결핍 혹은 철 결핍성 빈혈을 동반한다.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 심부전은 심장의 대사성 질환으로 다양한 신경호르몬계의 변화를 일으켜 철 결핍을 유발할 수 있다. 또 고령자는 대부분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고 영양 상태가 불량하기 쉽다. 특히 심부전 환자는 장에 혈액순환이 잘 안 돼 장운동 능력이 떨어지고 장이 부어 있는 편이다. 그러면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소화·흡수가 잘 이뤄지지 않아 철분이 부족해지거나 빈혈이 생길 수 있다.”

Q : -철 결핍은 어떤 문제를 일으키나.

A : “철분은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뿐 아니라 체내 에너지 생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철분이 심장 세포가 에너지를 만들 때 중요한 재료로 쓰이기 때문에 철 결핍은 심부전 환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안 그래도 혈액순환이 안 좋은데 헤모글로빈 수치까지 낮으면 조직에 충분한 양의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고 염증 상태도 더 악화한다.”

Q : -심부전 예후엔 어떤 악영향을 주나.

A : “철 결핍은 심부전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고 그로 인해 재입원율을 증가시킨다는 임상 연구결과가 많다. 입원율 증가는 심부전 환자의 사망률을 높이고 결국 의료 비용 상승을 초래한다. 또 이런 환자는 기운이 없고 피로감을 호소하며 운동 능력이 떨어져 결국 삶의 질 감소로 이어진다. 심부전 환자라면 철 결핍 여부를 점검하고, 진단되면 이를 교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Q : -치료법은 뭔가.

A : “지난 7월 대한심부전학회에서 심부전 진료지침 전면개정판을 발표했다. 진료지침에 따르면 철분제 정맥 투여는 철 결핍을 동반한 심부전 환자에게서 여러 효능이 입증됐다. 철분제 정맥 투여와 관련한 대규모 임상 연구는 주로 페릭 카르복시말토즈 성분의 철분 정맥 주사제를 이용해 이뤄졌다. 철 결핍을 동반한 심부전 환자 459명을 대상으로 페릭 카르복시말토즈와 위약을 무작위 투여했더니 철분제 투여군에서 심부전의 증상과 6분 보행 검사 결과가 개선됐음을 확인했다. 철 결핍 심부전 환자에게 페릭 카르복시말토즈를 장기간 투여한 다른 연구에서도 6분 보행 능력 향상과 심부전 악화로 인한 입원율 감소가 확인됐다. 또한 철 결핍을 동반한 급성 심부전 입원 환자에게 페릭 카르복시말토즈를 투여한 결과 재입원이 위약군보다 26%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개정된 진료지침에서 심부전 환자는 정기적으로 철 결핍 여부를 체크하고, 진단되면 페릭 카르복시말토즈를 정맥 투여할 것을 권고했다.”

김선영 기자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