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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日기시다, 벌써 네번째 야스쿠니 봉납···한일관계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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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부 대변인 논평 "깊은 실망과 유감"

"과거 잘못 겸허한 성찰·진정한 성찰 보여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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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취임 후 벌써 네 번째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면서 한일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 정부는 17일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발표하고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 잘못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부연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추계 예대제(제사)를 맞아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신사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 화분)를 봉납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경제안보담당상은 이날 직접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 참배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후 같은 달 추계 예대제와 올해 4월 춘계 예대제, 8월 15일 패전일에 각각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한 바 있다. 이번 봉납이 네 번째인 셈이다. 기시다 총리는 1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추대 예대제 기간 별도로 참배는 하지 않을 예정으로 전해졌다.

일본 총리가 춘·추계 예대제를 맞아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는 것은 의례적인 행위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본 집권여당 자민당의 총재로서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는 행위, 일본 총리라면 당연히 거쳐야 하는 ‘관문’ 정도라고 한다. 한 외교 소식통은 “기시다 총리로서는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 관계를 생각할 때 (야스쿠니 신사에) 가고 싶지 않았을 수 있다”며 “국내 정치적인 측면에서 자민당 내 반발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공물을 보내는 정도로 타협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 역시 이날 주한일본대사 등 일본 정부 관계자를 별도로 초치하지 않고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논평만 발표, 형식적으로 대응하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외교가에서는 양국 정부가 관계 개선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기시다 총리를 포함한 일본 정치인이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고 참배한 것은 악재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일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및 위안부 피해 배상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는 상황에서 일본이 반성하지 않는다는 국내 일각의 여론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친일 프레임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소식통은 “한일관계를 적극 개선하려는 윤석열 정부 움직임에 반대하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며 “일본 정치인들 입장에서는 의례적인 행위지만 본인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국제 정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중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박경은 기자 eu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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