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 통신망 투자비로 사용하기로 방침 정해
2021년까지 3년간 넷플릭스로부터 못 받은 망 사용료만 700억 넘어
SKB 승소하면 다른 통신사에도 호재
SK브로드밴드 변호인단이 2021년 9월 30일 서울고등법원에 넷플릭스에 망 이용대가 청구를 위한 반소장을 제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DB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SK브로드밴드가 향후 구글, 넷플릭스에서 망 사용료를 받으면 전부 통신망 구축에 사용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글로벌 거대 콘텐츠사업자(CP)에 망 사용료를 지급하라는 주장이 통신사 호주머니 불리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에 대응하는 차원으로도 읽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조만간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한다. 넷플릭스와 법적 공방 중인 SK브로드밴드가 망 사용료로 받은 재원을 어디에 활용할 것인지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브로드밴드를 비롯한 통신 3사는 구글(27%), 넷플릭스(7.2%)가 국내 망의 3분의 1을 점유하고 있다며 망 투자 비용도 함께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SK텔레콤·SK브로드밴드가 3년간 들인 망 구축 비용은 연평균 3조 3000억원이다.
강종렬 SKT 인프라 사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로부터 받게 될 망 사용료가 얼마나 될 것인지는 법원의 판단이 크게 좌우한다. 앞서 SK브로드밴드는 2021년 넷플릭스가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1심 승소한 뒤, 넷플릭스에 망 사용료 청구를 위한 반소를 제기했다. 당시 SK브로드밴드가 추산한 국제선과 국내선의 특징, 시장가격 및 요금 단가를 고려할 때 받아야 할 돈은 약 700억원, 소송이 1년 이상 길어진다면 1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향후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출해야 하는 연간 사용료 등을 고려하면 연간 수백억 원의 재원이 새롭게 생기는 셈이다.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에서 이기면 다른 통신사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아울러 이는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망 이용료 법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서 대형 부가통신사업자의 망 사용료 계약을 의무화하는 7개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현재 법적 다툼에는 한 발짝 물러선 구글 역시 망 사용료 협상을 할 수밖에 없다. 구글은 넷플릭스보다 훨씬 많은 트래픽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훨씬 더 많은 망 사용료를 부담해야 하는 것이 지배적 시각이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통신사가 만약 망 사용료를 망 인프라에 투자한다면 5G 28기가헤르츠(㎓)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며 “28㎓는 3.5㎓보다 훨씬 더 많은 기지국을 깔아야 하는 만큼 글로벌 CP로부터 망 사용료를 받게 되면 우리나라 5G를 정상화·고도화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5G로 넘어오면서 프론트엔드(Front-end)도 유선화되는 추세”라며 “유선은 SK브로드밴드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SK브로드밴드에서 투자를 많이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