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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비디오머그] 상습 음주운전 가중처벌…1년째 '뭉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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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부산 해운대구 미포 오거리. 승용차 한 대가 좌회전하는 듯 하더니 횡단보도에 서 있던 젊은이 둘을 그대로 들이받았습니다. 음주운전 차량이었습니다.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차가 들이받은 난간벽에는 사고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정찬오/당시 교통사고조사팀장>
[난간을 넘어서 밑으로 떨어진 거죠? 떨어졌죠. 맞아요. 횡단보도 안전핀이라고 하죠. 그때는 그게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날아가면서 머리부터 떨어지니까 충격이 더 컸던 거죠.]

휴가 나왔던 22살 청년은 46일 만에 숨졌습니다. 이 청년의 이름을 딴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전력이 있을 때 처벌을 강화하는 게 핵심입니다. 한 번만 적발된 적이 있어도 2년에서 5년 징역이나 1천만 원에서 2천만 원 벌금으로 형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과거 적발 시점이 1년 전이든 20년 전이든 제한이 없고, 위반의 정도를 따지지 않은 채 가중 처벌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헌법재판소는 판단했습니다. 첫 결정이 나온 게 지난해 11월, 이후 올해 5월과 8월까지 모두 세 차례나 같은 취지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2회 이상 음주운전시 가중처벌한다는 규정이 사라진 겁니다. 결국 항소심에서 형이 줄어드는 사례들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경일/변호사 : 두 번째 음주운전이 적발됐는데 혈중알코올농도가 0.04%다, 이런 경우 이전에는 윤창호법이 적용됐기 때문에 징역형 2년부터 선고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단순음주운전이기 때문에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만 선고됩니다.]

첫 위헌 결정 이후 지금까지 6건의 개정안이 올라왔지만, 아직 법안심사 소위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윤기현/故 윤창호 씨 아버지 : 음주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가 온 것은 사실인데, 제도화되지 않은 법으로 인해 그나마의 국민적 정서마저도 퇴색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저는 사실 좀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위반 시점은 과거 10년, 위반의 정도도 벌금형 확정된 경우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한 상탭니다. 특히 형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징역 2년, 벌금 천만원인 하한도 낮아질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윤창호법은 지난 2018년 찬성 248표 기권 2표라는 압도적인 지지 속에 통과됐습니다. 법규정 미비로 상습 음주운전 가중처벌이란 취지까지 무색해진 상황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승구 기자(likehan9@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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