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해 중이염 진단 정확도를 9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한번에 다양한 중이 질환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어 임상 현장에서 활발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안중호, 의공학연구소 권지훈 교수팀은 2018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검이경(귀 내시경) 검사를 받은 환자들의 검사 사진 6600여 장을 활용해 귀의 중이 질환을 진단해내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해 실제 적용한 결과 95% 이상의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딥러닝 기술 기반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다중 분류 시스템 개념을 도입해 다양한 중이 질환을 함께 진단할 수 있도록 했다. 인공지능이 1차로 만성 중이염, 삼출성 중이염 여부를 진단하고, 2차로 중이염 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진주종, 고막염, 진균증을 함께 진단할 수 있게 검사 사진을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이후 진단 정확도를 측정한 결과, 중이염은 약 95%의 정확도로 진단해냈으며 다른 질환들의 진단 정확도도 96~98%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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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인후과 전문의 중이염 진단율 73%
아이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중이염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하면 청력이 떨어질 수도 있고, 심한 경우 언어발달장애와 같은 심각한 후유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고막 안쪽에 생기는 중이염은 짧은 시간에 귀 내시경을 보는 것으로 정확하게 감별하기 까다롭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진단율이 약 73%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안중호 교수는 “어린아이는 귀 내시경으로 귓속을 살펴보는 것이 쉽지 않아 아주 숙련된 귀 분야 전문의가 아니면 중이 질환을 놓칠 수가 있는데, 인공지능을 활용해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중이 질환을 진단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왔지만 여러 중이 질환을 동시에 진단해낼 수 있는 인공지능은 없었다. 예를 들어 중이염에 고막염까지 같이 생긴 경우 둘 다 함께 진단하지 못했다. 권지훈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 교수는 “발전된 학습 시스템을 통해 인공지능이 여러 질환을 한번에 진단할 수 있어 추가 연구를 통해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IF=3.752)’에 최근 게재됐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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