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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자식잃은 부모 위로하고 싶어요..." 분향소 찾은 세월호 유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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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원동민 기자, 박상곤 기자, 하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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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31일 서울광장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2.10.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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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같은 아이들이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하고 그렇게 갔다는 게 마음이 아파요."

31일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 앞. 이른 오전부터 두 손을 모은 채로 깊은 생각에 잠긴 사람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서모씨도 그 중 하나였다. 서모씨는 "같은 20대로서 남의 일 같지 않다"며 "꽃다운 나이에 꿈을 펼쳐 보지도 못한 청춘들이 안타깝다"고 글썽였다.

서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도 친구들이랑 모여서 이태원에 놀러도 가고 그랬다"며 "수많은 인파 속에서 살을 부딪히고 하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 있겠다고 느꼈는데 바로 그 골목에서 그런 참사가 벌어지는걸 보니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전부터 분향소를 찾은 고려대 학생 정원우씨(25)는 처음 사건을 접했을 때 느낀 충격을 고백했다. 정씨는 "네이버 뉴스를 통해서 오전 1시쯤 알게 됐는데, 한 50여 명이 심정지 상태라는 속보를 보고 이게 정말 큰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온통 심폐소생술 하는 영상들이 올라오는 걸 보고 크게 충격에 빠졌다"고 했다.

추모를 위해 광주광역시에서 새벽부터 올라왔다는 송정희씨(69)는 "국민들이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해 죄스런 마음"이라며 눈물을 머금었다. 10대 손주가 있다는 송씨는 끼니도 거르고 곧장 이태원으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도 속속 합동 분향소를 찾은 가운데, 시민들의 행렬은 오후에도 변함없이 이어졌다. 광장에 햇볕이 드리우건 그늘이 지건 시민들은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한 번 자리에 멈춰선 시민들은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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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2시 서울 녹사평역 광장에 있는 '이태원역 압사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세월호 유가족들./사진=박상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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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사건 현장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서울 녹사평 광장 앞 분향소에도 시민들의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이모씨(38)는 녹사평역 앞 합동분향소를 찾아 "사건 현장 추모 공간은 너무 마음이 아파서 못가겠고 사건 현장이랑 제일 가까운 이곳으로와 조문한다"며 "조금 더 안전에 유의하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어서 가족들와 함께 찾아와 애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홀로 합동분향소를 찾은 김태완씨(43)는 "일요일 아침에 소식을 들으면서 너무 마음 아프고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며 "솔직히 스스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항상 무슨 일이 일어나면 누구 탓을 하기 쉬운데, 탓하고 욕하고 끝나는 것보단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고 차분하게 애도하는게 좋을 거 같다"고 밝혔다.

시민들의 추모 행렬은 점심이 지나고나서 더욱 늘어났다. 조문을 하기 위해 강원도 태백에서 온 가족도 있었다. 태백에서 가족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박모씨(50)은 "저희 아이들도 언젠가는 서울에 와서 공부하고 취직을 할텐데 그때 이런 축제 같은 곳에 많이 참여할 수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에 마음이 아파 같이 찾았다"고 말했다.

세월호유가족들도 이날 오후 녹사평역 분향소를 찾았다. 안산 단원고 2-6반 故신호성 군의 어머니인 정부자씨(55)는 "왜 청년들을 이렇게 또 허망하게 보내야하는건지 안타깝다"며 "저희도 아이들을 떠날 보낼 때 시민들이 찾아와 손잡아주고 위로해줬는데 저희도 자식을 잃은 부모로서 빨리 위로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왔다"고 밝혔다.

2-1반 故장애진 양의 아버지인 장동원씨도 "피해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지원을 정부가 책임지고 진행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세월호유가족들은 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곧바로 이태원역 1번출구 옆에 있는 사고현장을 찾아갔다.

현장 감식을 진행하는 경찰 또한 사건 현장에 올라가기 전 오후 2시10분쯤 녹사평역 합동 분향소를 찾았다. 경찰은 조문을 마친 즉시 '이태원역 압사 사고' 현장을 찾아 오후 4시까지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전국적으로 희생자가 나오면서 경기 안양과 평택, 대구, 강원 등 전국 곳곳에도 합동분향소가 마련될 예정이다. 정부는 다음 달 5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서울시와 관계기관도 같은 기간 동안 조기를 게양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참변을 당한 유족들에게 전담 공무원을 배치해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장례 절차를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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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이태원역 압사 사고' 합동 감식을 진행하기 전 서울 녹사평역 광장에 있는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사진=박상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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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민 기자 minimini@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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