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평가…한반도 긴장 고조로 양측 우발적 충돌 우려도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4일까지 진행 중인 한미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훈련 |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2일 벌인 초유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한미 연합훈련 억제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하며 한국의 미사일 대응은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 아닌 적절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에 따르면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은 한미가 지난달 31일부터 닷새간 실시하는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억제하기 위해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비질런트 스톰 훈련은 만약 북한이 한국을 공격한다면 한국과 미국은 영공을 완전히 장악해 북한 전역의 목표물을 공격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특히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이 아닌 재래식 전력이 매우 약한 북한에는 아주 효과적인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브루스 클링너 미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북한은 도발을 한미 군사훈련의 재개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함으로써 한미동맹이 향후 훈련을 축소하도록 겁박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북한은 9월 말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입항을 계기로 한미·한미일이 연합훈련을 하자 수시로 탄도미사일을 쏘는 등 최근 한미 연합훈련에 사사건건 도발로 맞대응하고 있다.
미국 전문가들은 전날 우리 군이 북한 도발에 대응해 NLL 이북 공해상에 대응사격을 가한 데 대해 '정당방위' 차원이었다고 평가했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이미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과 대남공세로 (9·19 군사) 합의는 무력화됐다고 본다"며 "그에 대한 한국의 대응이 북한이 국제 규칙과 규범을 위반하는 것과 같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미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대응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국은 스스로를 방어할 것이며 방어할 수 있는 모든 적절한 수단을 사용할 것임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다만 한편에선 한반도 긴장 상황이 고조됨에 따라 양측간 우발적인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전 정권 때와는 달리 한국이 더이상 북한의 도발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주는 것은 적절한 대응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국경 너무 가까이에 포격을 하거나 전투기 비행을 하는 것은 상황을 의도치 않게 악화시키거나 심지어 충돌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언급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과거 한국과 북한 해군 함정들이 NLL 인근에서 사격을 주고받았듯이 향후 NLL 인근에서 충돌 가능성을 포함해 긴장이 더 고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전날 분단 이래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우리 영해 근처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는 등 하루에만 4차례에 걸쳐 25발가량의 미사일을 퍼부었고, 이날도 장거리탄도미사일 등을 추가로 발사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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