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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정영학 메모 “유동규, Lee에 대장동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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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학, 재판서 “Lee는 이재명”

“柳, 김용-정진상과 상의뒤 보고”

檢 “정진상 4000만원 추가수수 단서

柳, 남욱 돈중 수백만원 李후원금 내”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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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는 무엇인가?”(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측 변호인)

“시장님이다. 이재명 (당시 성남) 시장을 기재한 것이다.”(정영학 회계사)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 사건 공판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직접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민간사업자들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보고를 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메모가 공개됐다.
○ “유동규가 ‘저층 연립 개발 안 된다’ 보고”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 회계사의 법정 증언에 따르면 해당 메모는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 중 2012∼2014년에 녹음된 내용을 정 회계사 본인이 지난해 5∼7월경 요약해 작성한 메모다. 정 회계사는 이날 “2013년 7월 2일 유 전 직무대리와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상의해 (대장동이) 저층 연립으로 개발되지 않도록 (당시 이 시장에게) 보고했다는 의미에서 그린 화살표”라고 설명했다. 또 김 부원장과 정 실장을 ‘캠프’로 묶은 데 대해서는 “이 시장의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작성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던 2013년 7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에 저층 고급 연립주택을 조성해 ‘한국판 베벌리힐스’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정 회계사의 증언은 유 전 직무대리가 발표 다음 날 이 대표에게 직접 “저층 연립주택으로 개발해선 안 된다”는 의견을 보고했다는 것이다. 유 전 직무대리와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은 대장동에 고층 아파트를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정 회계사의 메모와 이날 증언은 당시 본인이 남 변호사에게 들은 전언을 토대로 한 것이다. 올 5월 법정에서 재생된 녹취록에는 2013년 7월 2일 남 변호사가 정 회계사와의 통화에서 “유 전 직무대리가 이 대표에게 ‘베벌리힐스가 불가능하다’고 하고 이 대표는 ‘알아서 해라. 나는 공원만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고 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남 변호사는 “유 전 직무대리가 김 부원장과 정 실장과도 다 상의했다”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이후 실제로 대장동 사업은 2015년 2월 공개된 사업 공모지침서를 통해 저층 연립주택이 아닌 아파트 단지 개발로 바뀌었다.
○ 檢, 정진상 2020년 4000만 원 받은 정황 포착

‘불법 대선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2020년 정 실장이 유 전 직무대리를 통해 남 변호사 등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4000만 원을 받았다는 단서를 확보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이 명절비 명목으로 두 차례 1000만 원을 받고 추가로 3000만 원을 더 받았다는 것이다. 앞서 남 변호사는 검찰에 “2014년에 정 실장에게 5000만 원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실장이 당시 공무원 신분이었던 만큼 뇌물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또 유 전 직무대리로부터 “지난해 6월 남 변호사로부터 받은 3억 원 중 1억 원을 사용했는데, 이 중 수백만 원을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후원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대선 경선 후원금으로 정영학 10만 원, 대선 본선 후원금으로 (대장동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5만 원이 기록돼 있고 다른 이름은 명단에 없다”고 반박했다.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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