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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코로나19' 6차 대유행

"지금 코로나가 문제입니까"…역대급 독감, '20만 확진'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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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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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환자수가 한 달 만에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독감 유행은 예년보다 한달 이상 일찍 시작됐는데 전파 속도도 빠른 셈이다. 유행을 주도하는 바이러스도 독감 중 독성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진 'A형 H3N2'이다. 미국 등에서는 올해 독감이 13년 만에 가장 길고 혹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겨울 재유행 시 확진자가 하루 최대 20만명 나올 것으로 관측된 코로나19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 역대급 독감과 코로나가 동시 유행할 경우 치명률도 크게 오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4주차인 10월 23~29일 의료기관을 찾은 외래 환자 중 독감으로 추정된 의사 환자 수는 1000명당 9.3명을 기록했다. 약 한달 전이던 9월 18~24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이 의심되는 독감환자 수는 4.9명이었다. 약 한 달 만에 독감 의사 환자수가 두 배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한 달전 어린이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졌던 독감은 이제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전파 속도를 키운다. 10월 23~29일 13~18세 청소년 1000명당 독감 의사 환자 수는 19.9명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았다. 한 달전 의사 환자수가 가장 많았던 1~6세는 13~18세의 절반에 못 미치는 8.1명 수준이다.

올해 독감 유행 주의보는 9월 16일 발령됐다. 예년보다 한달 이상 빠른 시점이다. 빨리 시작한 독감의 전파 속도도 만만치 않은 셈이다. 통상 독감 유행의 정점은 당해 년도 12월과 이듬해 1월 사이에 오는데 올해는 정점 규모도 커지고 유행 지속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감의 빠른 유행은 국내에만 국한된게 아니다. 미국에서는 올해 독감 유행이 2009년 전 세계적인 독감 대유행을 넘어 가장 길고 혹독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미 미국 내에서만 최소 88만명이 독감에 걸렸고, 사망자는 360명에 육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독감 유행을 주도하는 바이러스의 독성도 예년과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의료계 시각이다. 올해 독감 유행을 주도하는 우세종은 'A형 H3N2'인 것으로 파악되는데 의료계에서는 해당 바이러스가 독감 중에서도 독성이 가장 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형 H3N2는 1968년 홍콩에서 유행이 시작된 일명 '홍콩독감'의 후손이다. 이듬해인 1969년까지 전 세계에서 1억 명 이상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100만명 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유행의 진앙지였던 홍콩의 상황은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에 달했던 때와 비슷했다. 당시 홍콩 유력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환자를 받아들일 여력이 없는 병원에서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환자들에게 집에 가서 완치될 때 까지 쉬라는 권고를 하는 일 외엔 없었다고 전했다.

독감과 코로나19에 동시 감염되면 중증도가 크게 올라갈 수 있다. 관련 연구결과도 있다. 2020년 영국 공중보건국 조사에 따르면 동시 감염자들의 사망률은 미감염자의 6배, 코로나19만 감염된 환자의 2.3배로 나타났다.

올해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이 예년보다 우려된 까닭도 이 같은 독감 유행 때문이라는 것. 올해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이 도래하면 하루 최대 20만명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상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겨울철 변이 바이러스 유입 등으로 확진자가 하루 최다 20만명까지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9일 구체적인 겨울철 유행 전망과 방역 계획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당국과 의료 전문가들은 실내환기 등 방역수칙을 보다 꼼꼼히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내년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지만, 당장은 실내마스크 착용에도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유지가 긍정적 방역 효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마리안젤라 시마오 WHO 사무차장보는 "대부분의 국가와 달리 한국은 아직까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하고 있는데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며 "실내 마스크는 안전한 방역 수칙이며 특히 겨울엔 환기가 잘 안 되는 문제가 있어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훨씬 안전하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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