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는 파킹통장의 장점이다. 그러나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고객이 파킹통장에 맡긴 자금에 대한 이자를 파킹통장이 아닌 입출금통장으로 지급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자동 복리 효과를 차단하는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로고. /각 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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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은 케이뱅크의 ‘플러스박스’로 금리가 연 2.7%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27일부터 플러스박스 금리를 종전보다 0.2%포인트(p) 올렸다. 매월 넷째주 토요일 쌓인 이자를 받을 수 있으며 최대 한도는 3억원이다. ‘용돈 계좌’, ‘비상금 계좌’ 등 용도별로 통장을 쪼개 최대 10개까지 만들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파킹통장인 ‘세이프박스’는 연 2.6% 수준의 금리를 제공한다. 지난달 19일부터 기존보다 0.4%p 더 올랐다. 매월 넷째 주 토요일 이자를 받을 수 있으며, 최대 보관 한도는 1억원으로 입출금계좌당 1좌씩 개설할 수 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파킹통장은 복리 형식을 적용한 타 은행 파킹통장과는 달리 자동 복리 효과가 없다. 복리는 원금과 이자에 다시 이자가 붙어 만기에 한꺼번에 수령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고객이 맡긴 자금에 대한 이자를 파킹통장이 아닌 입출금 통장에 지급함으로써 자동 복리 효과를 차단했다.
고객이 케이뱅크 ‘플러스박스’에 1000만원을 예치하면 금리 2.7%가 적용돼 한 달치 이자로 세후 1만9000원을 받는다. 이때 이자는 파킹통장이 아닌 입출금통장으로 입금된다. 이에 고객이 파킹통장에 이자를 추가 납입하지 않는 이상 파킹통장 잔액은 1000만원으로 유지돼 복리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는 3사 중 가장 낮은 연 2.3%의 금리를 제공하지만 일 단위 복리 이자를 지급하고 있었다. 토스뱅크의 경우 별도의 입출금통장을 두지 않아 하나의 계좌로 이자가 지급되는 구조다.
다른 은행도 파킹통장 상품에 복리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KDB Hi 비대면 입출금통장’은 최고 연 2.5% 금리를 제공한다. 예치 기간과 예치 금액 한도가 없는 점이 특징이다. 매월 넷째 주 금요일의 다음 영업일 전일까지의 이자를 계산해 다음 영업일에 지급한다. 해당 상품은 파킹통장에 이자가 입금되는 구조로 복리 효과를 제공한다.
연 4%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의 파킹통장 역시 복리로 이자를 지급한다. 웰컴저축은행의 ‘웰컴 직장인사랑 보통예금’(연 최고 3.8%), OK저축은행의 ‘OK세컨드통장(1000만원 한도)’(연 최고 3.5%)는 발생한 이자가 해당 파킹통장으로 입금되는 구조다.
다만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경우 자동 복리 효과가 없어도 일반 은행보다 더 높은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예컨대 1억원을 산업은행의 ‘KDB Hi 비대면 입출금통장’에 예치 시 21만3940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었지만, 케이뱅크의 ‘플러스박스’, 카카오뱅크 ‘세이프박스’에 예치하면 각각 세후 22만8420원, 21만9960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었다. 두 은행은 업계 최고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며 인터넷전문은행 파킹통장 1위 자리를 놓고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자동 복리 효과가 없다는 지적에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세이프박스 이자는 입출금통장으로 지급되지만, 이자의 출금이 자유로워 고객이 이자를 세이프박스로 옮기면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고객들의 이자 운용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플러스박스 이자를 입출금통장에 지급하고 있다”며 “아울러 케이뱅크는 연 2.7%의 업계 최고 금리를 제공하며 고객 편의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정 기자(revis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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