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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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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해병대, 무능한 지휘관에 공개 반발…“사람을 고기라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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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운데)이 러시아 중부 랴잔 지역의 서부전구 동원예비군 훈련소를 방문해 한 병사와 말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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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 투입된 러시아 정예 해병대원들이 지휘관들의 무능을 성토하려 쓴 서한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제155 해병여단 대원들이 쓴 것으로 알려진 공개서한이 텔레그램과 블로그 등에서 확산하고 있다.

해병대원들은 올레크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에게 보내는 이 편지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파블리우카 인근에서 공격을 받아 대원 300명이 숨지고 다치거나 실종됐다”고 밝혔다. 이어 “파블리우카를 점령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부대 장비의 절반 정도가 나흘 만에 파괴됐다”며 “그들(지휘관들)은 자신을 과시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은 사람을 고기라고 부른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과 루스탐 무라도프 동부군관구 사령관은 실제 병력 손실 규모를 숨긴 죄가 있다”며 “최고사령관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군사적 실패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지시해달라”고 호소했다.

코제먀코 주지사는 텔레그램 채널에 메시지를 올려 “해병여단 지휘관들과 연락했다”며 “실제로 손실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손실 규모는 서한에 적힌 것만큼 크지는 않다”고 해명했다. 그는 상황이 어렵지만,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해병대원의 동영상도 올렸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례적으로 반박 성명을 내고 편지에 담긴 내용을 ‘가짜 뉴스’로 치부했다. 국방부는 “파블리우카 인근 지역에서 수행된 10일간의 공격에서 지휘관의 유능함 덕에 해병대원 손실은 전체 병력의 1%를 넘지 않았고, 부상자도 7%에 못 미친다”며 “부대가 우크라이나 영역 내 최대 5㎞까지 진격했다”고 주장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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