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3 (목)

이슈 국방과 무기

러 해병대원들 '불만 서한' 확산…"수뇌부, 사람을 고기로 표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 투입된 러시아 정예 해병대원들이 지휘관들의 무능을 성토하는 내용의 서한이 소셜미디어에 확산하자 러시아 당국이 즉각 진화에 나섰습니다.

현지시간 8일 미국 NBC 방송과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제155 해병여단 대원들이 쓴 것으로 알려진 공개서한이 텔레그램과 블로그 등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해병대원들은 올레크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가 수신인으로 된 이 편지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인 파블리우카 인근에서 공격을 받아 대원 300명이 숨지고 다치거나 실종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파블리우카를 점령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부대 장비의 절반 정도가 나흘 만에 파괴됐다"면서 "지휘관들은 자신을 과시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은 사람을 고기라고 부른다"고 맹비난했습니다.

이들은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과 루스탐 무라도프 동부군관구 사령관은 실제 병력 손실 규모를 숨긴 죄가 있다"며 "최고사령관인 푸틴 대통령이 군사적 실패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지시해달라"고 호소하며 서한을 끝맺었습니다.

이와 관련,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는 텔레그램 채널에 메시지를 올려 "해병여단 지휘관들과 연락했다"며 "실제로 손실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손실 규모는 서한에 적힌 것만큼 크지는 않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상황이 어렵지만,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해병대원 동영상도 함께 올렸습니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이례적으로 반박 성명을 내고 해당 서한 내용이 "가짜 뉴스"라고 전면 부인했습니다.

국방부는 "파블리우카 인근 지역에서 수행된 10일간의 공격에서 지휘관의 유능함 덕에 해병대원 손실은 전체 병력의 1%를 넘지 않았고, 부상자도 7%에 못 미친다"며 "부대가 우크라이나 영역 내 최대 5㎞까지 진격했다"고 강변했습니다.

NBC는 해병대원들의 항의 서한과 당국의 반응을 가리켜 "사기가 떨어진 러시아군이 도시를 점령하고 장악하는 데에 실패하면서, 군인들 사이 동요가 퍼져 나가는 징후"라고 지적했습니다.
문준모 기자(moonje@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