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함 내세우며 등장…시중은행 변화 이끌어내
제휴 강화, 플랫폼 강조하지만 차별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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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부애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등장만으로 시중은행들은 경각심을 가지고 사용자 친화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금융권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변화와 경쟁이 시작된 반면 정작 인터넷은행 사이에는 별다른 차별화 지점이 부족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11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현재 고객수는 2000만명 수준이다. 올해 2분기말 1917만명 대비 83만명가량 늘어났다. 2017년 7월 출범 당일 24만명과 비교하면 83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케이뱅크도 지난해 말 700만명을 돌파한 이후 지난달 말 기준 808만명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100만명 넘게 고객이 가입한 셈이다. 토스뱅크는 10월말 기준 504만명을 기록해 가입자수 500만명을 돌파했다. 산술적으로 전국민의 절반 이상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세 곳 모두 시중은행 대비 '간편함'을 내세웠지만 각자의 확대 전략은 다르다. 카카오뱅크는 막강한 플랫폼 기반의 금융 서비스를 강조했다면 케이뱅크는 다양한 산업군과의 제휴를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각종 실험적인 서비스와 상품으로 시장 공략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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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형 격인 카뱅, 플랫폼과 은행 모두 공략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먼저 흑자로 전환한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경쟁력과 사업다각화를 강조하고 있다. 플랫폼은 청소년 대상의 카카오뱅크 미니, 증권계좌 개설 대행, 제휴사 연계 대출, 제휴 신용카드, 광고 플랫폼이다. 당장 현재 '돈'이 되는 고객보다는 향후 미래 주역이 될 세대를 공략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과 실명계좌 개설 계약을 맺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은행 본연의 역할인 여·수신 상품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입출금통장, 세이프박스, 저금통, 26주 적금 등 수신상품을 제공하는 한편 최근에는 개인사업자 대상 서비스를 대거 출시했다. 간편함을 무기로 통장 개설부터 대출까지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카카오뱅크 앱 하나로 개인과 개인사업자 뱅킹을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한편 각종 서류 제출 과정과 수수료를 없앴다. 장기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 전월세 보증금대출 등 담보대출의 비중을 늘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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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앞두고 속도전…적극 제휴&공격적 영업
케이뱅크는 적극적인 제휴와 공격적인 금리 정책을 앞세웠다. 당초 케이뱅크의 시장 안착부터 업계 압도적 1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의 제휴가 주효했다. 단독으로 업비트 고객의 신규 실명계좌를 발급해주면서 안정적인 수신 잔고와 고객수를 확보할 수 있었다. 제휴 두 달 만에 신규고객이 100만명에 이를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 케이뱅크는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순이익 256억원으로 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2.4%, 전분기 대비 20.2% 늘어난 규모로 지난해 3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케이뱅크는 업비트 이후 다양한 산업군과 제휴를 맺는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미 미래에셋증권, 롯데카드, 당근마켓의 당근페이 등과 손잡았다. 여기에 공격적인 상품 경쟁도 나섰다. 1년 만기 예금 상품 금리를 연 4.6%로 인상하는 한편 수시입출금식 예금인 파킹통장 상품 '플러스박스'의 금리도 시중은행 최고 수준인 2.7%로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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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토스뱅크, '특색'에 몰두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늦게 출범한 토스뱅크는 차별화가 가장 절실하다. 케이뱅크가 각종 상품의 경쟁력에 집중하고 카카오뱅크는 막강한 플랫폼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토스뱅크는 상품군 확장에 힘을 기울이지 않았다. 반면 기존 은행은 물론 다른 인터넷은행에서 볼 수 없는 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했다. 매일 이자를 지급하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월 단위가 아닌 고객이 매일 원할 때마다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는 한편 매일 이자를 받는 성취감도 누릴 수 있게 됐다. 토스뱅크가 이같이 선도한 흐름은 전 은행권의 파킹통장 경쟁으로 이어졌다. 세 인터넷은행 중 개인사업자대출 상품도 토스뱅크가 가장 먼저 내놓았다.
토스 계열사와 시너지를 누릴 수 있는 '원앱' 전략도 두드러진다. 은행, 보험, 증권 등의 서비스에 대해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을 두지 않고 모두 금융 서비스라는 테두리 안에 묶었다. 토스 생태계 안에서 모든 금융활동을 소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토스뱅크도 앱 활성화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채팅과 게시판 등의 기능도 실험적으로 도입한 배경도 이용자를 머물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미 익숙해진 간편함…이용자는 또 다른 혁신 원해
전문가들과 업계 종사자들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초기 등장했을 당시의 차별성이나 새로운 열풍 등이 점차 사라져버렸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처음에 간편한 사용성을 비롯해 프렌즈캐릭터 체크카드 열풍 등 하나의 사회적 문화까지 만드는 듯 했으나, 5년이 지난 지금 제도권의 은행과도 차이점을 느끼기 힘들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선발주자라 그나마 상징성이 있지만, 케이뱅크는 조직문화부터 조금 더 보수적인 느낌이고, 토스뱅크는 '혁신'을 내세우지만 카뱅을 넘어설 특별한 무기가 있는 것 같지 않다"고 평가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도 "시중은행들도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초반에 내세우던 혁신성은 이미 의미가 퇴색됐다. 게다가 고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금리 경쟁력마저 사라져 차별성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며 "제도권 은행들도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고 반격에 나선 시점에서 어떻게 대처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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