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경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동북아시아, 한국인에게 많은 위암은 모든 암 중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특히 위점막은 음식물과 직접 접촉하는 부위로 우리가 먹는 음식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위암의 원인은 유전적·환경적 요인, 헬리코박터균 등 다양하다. 환경적인 요인으로는 식습관, 흡연 등이 있으며 흡연의 경우 위암의 발생률을 1.5~2.5배 증가시킨다.

위암은 위점막에서 발생하는 만성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선종의 단계를 거쳐 생겨난다. 만성 위축성 위염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위점막은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 속 각종 발암 물질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대표적 발암 물질로는 나이트로소아민, 나이트로소 아마이드, 이종환식아민 등이 있다.

염분도 위암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고농도의 염분은 위점막의 오르니틴 탈카르복실 효소를 활성화해 암 발생을 촉진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염분 섭취량은 6g으로, 이에 비해 한국인의 평균 하루 염분 섭취량은 14~24g으로 매우 높다.

이외에 위 내 세균에 의해 위암이 생성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헬리코박터균이다. 강력한 발암 물질이며 주로 위 점막에 있어 위염, 위·십이지장궤양 등을 유발한다. WHO는 헬리코박터균을 1급 발암 물질로 분류한다. 우리나라, 중국 등 위암 유병률이 높은 지역은 대부분 헬리코박터 감염률도 높다. 우리나라는 1998년 69%의 높은 감염률을 보였으나 그 후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2016~2017년에는 감염률이 43%까지 감소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암의 주요 원인이지만,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할 경우 위암을 예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했을 때 치료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위암 발생률이 절반 이하로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도 헬리코박터균 감염 환자에게 제균치료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일부 환자에게만 허용하고 있다. 이는 한정된 재원 문제와 무분별한 제균치료로 인한 항생제 내성균 증가의 위험성 등의 논란이 있기 때문이다.

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염분을 줄이고, 발암 물질이 포함된 탄 음식을 피하고, 헬리코박터 제균치료를 해 환경 요인을 통제해야 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의 이 같은 노력은 한계가 있으므로 일차 예방에 더해 이차 예방에도 힘써야 한다. 이차 예방으로는 검진 내시경을 통한 조기 발견과 치료가 있다. 내시경 치료법이 발달해 암 전 단계 병변인 선종 단계에서 내시경적으로 절제해 치료함으로써 암 발생 자체를 예방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범정부 차원에서 위암을 포함한 5대 암에 대해 암 조기 검진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위암은 조기 진단 시 5년 생존율이 97%에 달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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