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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기시다, 리커창 앞에서 “중국, 동중국해서 일본 주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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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기시다(左), 리커창(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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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지난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제17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중국을 직접 거명하며 “동중국해에서 일본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중국 대표가 참석한 다자 회의에서 일본 총리가 국가명까지 언급하며 비판 메시지를 낸 건 이례적으로, 14일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미·중 대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확고한 ‘미국 줄서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회의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1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회의에서 “동중국해에서 일본의 주권을 침해하는 중국의 활동이 계속 강화되고 있으며, 남중국해에서도 군사화와 위압적 활동 등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8월 중국군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일부가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쪽으로 떨어진 것을 언급하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도 지역 안보와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홍콩 정세와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기시다 총리의 직설 화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둘러싸고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인정되지 않으며 핵무기에 의한 위협과 사용은 인류에 대한 적대행위”라며 “국제사회 전체에서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회의 후 기자들에게 “주장해야 할 것은 주장한다는 생각으로 발언했다”며 “이런 솔직한 발신이 일·중 관계를 안정시켜 나가기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본의 한 외교 소식통은 “아베 신조 정권 때만 해도 일본은 미·일 동맹을 강조하면서도 중국·러시아 등과의 우호 관계도 어느 정도 지키려는 일종의 ‘균형 외교’를 추구해 왔다”며 “하지만 중국의 급부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일본 외교 방향이 미국과 ‘일체화’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총리는 17일 태국에서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14일 “시 주석과 기시다 총리가 17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방콕에서 만나기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2019년 12월 중국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된 후 약 3년 만이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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