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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미, 팔레스타인계 기자 사망사건 직접 조사…이스라엘 “내정간섭”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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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알자지라 소속 기자였던 시린 아부 아클레의 생전 모습.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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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지역 작전 도중 총격으로 팔레스타인계 미국 기자가 숨진 사건을 미국이 직접 조사하기로 했다고 AP통신과 악시오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이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조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최근 이스라엘에 연방수사국(FBI)이 시린 아부 아클레 사망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통보했다. 아부 아클레는 지난 5월11일 새벽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제닌 난민촌에서 이스라엘군의 테러범 색출 작전을 취재하던 중 총에 맞아 사망했다.

그는 사망 당시 중동 매체 알자지라 소속으로 1997년부터 20년 넘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을 취재해온 베테랑 기자였다. 팔레스타인 동예루살렘 출신으로 미국 시민권자이기도 하다.

미국의 직접 조사에 이스라엘은 반발했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이스라엘군은 자체적으로 전문적인 조사를 진행해왔고, 이 내용을 미국 측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 조사에 협력하지 않겠다”며 “이스라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FBI 조사 방침과 관련한 악시오스 질의에 “아부 아클레는 미국 시민이었고, 진실을 추구하면서 전세계 독자의 존경을 받던 언론인이었다”고만 답했다. 법무부는 관련 질의에 즉각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이스라엘 당국은 아부 아클레의 사망 원인에 대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쏜 총탄 때문일 수 있다고 주장하다 지난 9월에서야 “(테러) 용의자를 겨냥한 이스라엘 병사의 총격에 뜻하지 않게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한발 물러섰다.

다만 이스라엘은 현장에서 아부 아클레가 기자인지 식별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고, 이에 유족은 그가 사망 당시 ‘언론’(press)라고 적힌 방탄조끼를 입고 있었다며 표적 살인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유족은 미국이 사망사건을 조사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섰고, 미국 의회에서도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20여 명이 FBI가 직접 수사할 것을 요청하는 청원에 서명한 바 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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