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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북, 건드리는 족족 대응…호주·캐나다에 "대미추종 환장"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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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성이 직접 거칠게 대응 '북한판 전랑외교'…'악역' 최선희 스타일 관측도

연합뉴스

북한, 외무상에 최선희 임명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 외무성이 최근 다른 나라가 이익을 침해했다고 생각하면 막말을 동원해 맹비난하는 등 부쩍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 6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한과 미국을 향해 '강 대 강' 정면승부를 선언한 이후 원래도 거칠었던 북한 외교 언어가 더 거칠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외무성은 15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대미 추종으로 눈뜬 소경이 된 캐나다' 제하 글에서 최근 캐나다가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한 북한의 군사작전을 비판한 것을 두고 거세게 비난했다.

외무성은 "이것은 우리 공화국에 대한 명백한 정치적 도발"이라며 "하나의 전쟁을 치르고도 남을 240여대의 전투기들과 핵전략 폭격기들이 조선반도(한반도) 상공을 돌아치며 벌려놓은 전쟁연습 소동이 캐나다 외무상의 눈에는 '교예 비행'으로 보이는가"라고 비아냥댔다.

이어 "캐나다 외무상의 논리대로 한다면 1812년 캐나다의 전 영토를 타고 앉으려던 미국의 캐나다 침공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었고 그에 대응한 캐나다의 정당방위는 엄중한 '위협적인 군사행동'이었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대미 추종에 환장이 되면 자기 나라의 역사에 먹칠하는 청맹과니 노릇도 하기 마련"이라고 퍼부었다.

외무성은 전날 호주를 겨냥해서도 막말을 쏟아냈다.

호주 해군의 호위함 아룬타함은 지난달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해 한국 해군과 연합 협력 훈련을 펼쳤는데, 이를 문제 삼은 것이다.

외무성은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에 적극 추종해온 호주의 이러한 행위는 별로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호주의 군함이 최근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의 광란적인 대규모 침략전쟁 연습들로 하여 전쟁의 구름이 떠돌고 있는 때에 부산항에 기어든 것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호주 정객들은 이러한 행위가 붙는 불에 키질하는 위험천만한 행위로서 저들 자신에게 안보 불안을 초래하리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만일 호주가 이성을 잃은 미국이 조선반도에 미친듯이 몰아오고 있는 전쟁 마차에 한사코 발을 올려놓는다면 1950년대 조선전쟁(6·25전쟁) 때와는 비할 바 없는 파멸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이 '주적'인 미국이나 역사적 원한이 있는 일본을 상대로 막말 비난을 쏟아낸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엔 영국과 호주, 캐나다, 프랑스 등 이외 국가를 향해서도 불만 사항이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고 있다.

주로 '막말'을 담당하는 선전매체가 아닌 외무성이 직접 나서 거친 말을 내뱉는 점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막말 릴레이가 '북한판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랑외교는 외교 현안에서 호전적 입장을 고수하며 원색적인 표현으로 타국을 비판하는 중국 외교에 붙은 별칭이다.

외무성 수장인 최선희 외무상의 '스타일'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최 외무상은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회담 직전에는 마이크 펜스 당시 미국 부통령을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라고 비난하고 북미정상회담 재검토를 거론해 한때 회담이 좌초 위기에 빠지기도 하는 등 일종의 '악역'을 맡아왔다.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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