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융사의 비금융사 소유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금산 분리 완화 추진 정책을 펼쳤지만, 여전히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는 막아뒀다. 산업자본이 은행 등의 자금을 '쌈짓돈' 빼먹듯이 할 수 있다는 우려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서다.

15일 금융위원회는 "이번 제도 개선은 금융과 비금융 간 시너지 제고를 위한 조치로 금산분리제도 자체를 완화하는 것은 아니다"며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를 제한하는 금산 분리 기본 원칙은 여전히 중요한 의미가 있어 기본 틀을 굳건히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은행법은 제15조 동일인의 주식 보유한도 등을 통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를 최고 10%(지방은행은 15%)로 제한하고 있다. 이마저도 의결권은 4% 이내로 제한했고, 4% 초과 보유 지분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사실상 금융위 승인 없이는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은행이 비금융 자회사를 소유할 경우 은행은 자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 유혹에 빠지게 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이미 은행, 보험 등은 동일인 신용공여한도 규정이 있어 특정 회사에 대한 과도한 자금 지원이 금지돼 있다"며 "아울러 비금융사에 대한 위험총량 관리 등 다양한 리스크 대응 방안 의견을 수렴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적용을 받고 있는 인터넷은행은 형평성 측면에서 금산 분리에 어긋난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은 은행법과 달리 비금융 주력자가 은행 지분을 최대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뱅크 대주주인 카카오는 현재 대기업집단에 속해 있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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